2002.6 | [특집]
자치단체장 후보에게 듣는다.
전주시장 후보
.(2003-03-26 14:50:35)
김현종 (무소속, 41세, 전주대 졸, 교수)
1. 구상하고 계신 전주시 문화정책
-전주를 '예향'이나 '천년고도' 또는 '맛과 멋의 고장'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고답적이고 식상하기까지 한 느낌이다. 이제 전주는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쉬는 거대한 문화체험도시'가 되어야 한다. 60만 전주시민에게는 자부심과 긍지만이 아니라 문화유산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피부로 느끼면서 만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외지인들에게는 일회성이 아니라 몇 번이고 찾아가서 보고 배우고 느끼며 체험할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소비향락적으로 진행되는 풍남제는 전주만의 특색을 갖춘 정체성있는 축제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영화제는 해외 유명 영화제를 차치하고라도 부산과 부천에서도 치러진다. 전주영화제가 진정한 국제영화제로 발돋음하기 위해서는 '디지털과 전통'을 결합시키는 방향으로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 김완주 시장은 전시행정 전문가다. 대표적인 예가 월드컵이 끝나면 월드컵 경기장 주변을 골프장으로 만들고 민간위탁으로 경영하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골프 인구가 얼마나 된다고 전주시내에 골프장인가?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체험학습형 공원으로 만들면 수익성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문화를 산업으로 천박하게 포장해 팔면 안된다. 문화자체의 향기에 시민과 외래객이 끌려올 수 있는 정책을 펼 것이다. 문화인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함께 주는 분권의 정책을 펴겠다. 그래서 전주시를 한국의 뮌헨, 한국의 교토로 육성하고 싶다.
2. 전주의 문화상품과 전략
-전통의 원형을 보전하면서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키는 新전통문화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예컨대 전통 한옥, 전통 한식, 한복, 노래 등을 원형 그대로 보전하는데 노력하는 한편 가장 아름답고 편한 개량한옥, 개량한복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가장 맛있는 한식을 계속적으로 진화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주가 지니는 가장 대표적 문화상품은 아무래도 '음식, 소리, 한지'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전주 비빔밥을 비롯한 우리고장의 대표적 음식들을 한 곳에서 선보이는 '전통음식명품관'을 만들어 훼밀리형 레스토랑 형태로 운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요즘 영화관들이 무조건 찾아와서 골라보는 재미를 주고 있듯, 전주에 오게 되면 비빔밥만이 아니라 명품음식을 골라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자. 또 전라북도가 주관하는 소리축제를 전주시가 외면할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전통적인 음악들이 선보이고 비교, 경연되는 축제로 정착될 수 있도록 힘을 합한다면 국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테마관광 상품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지의 문화상품을 위해 종이박물관과 연계시킬 수 있는 체험학습시스템을 갖춰보자. 닥나무 조림지도 만들고 화선지와 창호지 등 다양한 쓰임새대로 사용토록 해보고 종이공예도 직접 해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만들어 전주를 진정한 맛과 멋의 고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3. 민과 관의 관계
-축제가 너무 많다는 느낌이 든다. 화려하게 피었다가 불꽃처럼 사라지는 축제도 필요하지만 전통을 다양하게 담아내는 구절판 같은 작은 민간중심의 박물관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과 관의 관계는 서로 도움이 되어야 하고 역할 분담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민간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관은 이를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실행계획을 짜고 관이 할 일과 민이 할 일을 나누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관은 관대로 민은 민대로 사업을 분담해 추진하되 합동평가회를 통해 과오를 점검하고 심화된 사업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다. 다양하게 치러지는 문화축제와 전통문화 특구 등 문화시설의 민간위탁 경영은 전주만의 특색이 아니라 지방자치 단체들이 필연적으로 수용해야 할 정책이다. 경영마인드란 오히려 행정권한의 대대적 이양으로부터 시작한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최소화하는 문화정책은 매우 중요하다. 2년째 문제가 되어왔던 도립국악원이 좋은 예다. 도립국악원장을 왜 행정관료가 맡아야 하나. 문화를 문화인들이 주도해서 전승 발전시키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