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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6 | [문화계 핫이슈]
그 신명과 흥취의 마당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넷」
문화저널(2004-02-05 16:12:45)
전라도의 춤과 가락, 전라도의 고유한 가락의 정서, 그 신명을 맛볼 수 있는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이 28일 오후 3시와 7시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오랜 세월 우리가락과 춤사위를 지켜 고집스럽게 이어온 다섯명의 예인들과 그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접목시킨 젊은세대들의 춤판이 어우러진 이번 무대는 전라도 춤과 가락의 흥취와 진수를 제대로 감살할 수 있는 자리였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은 이미 이지역의 독창적인 문화 뿌리를 확인시켜 주는 자리로 평가받고 있는 무대. 그동안 거쳐간 명인들만도 20여명에 이르는 이 공연은 올해에도 지역을 지키며 그 맥을 전승하는 작업에 외길 인생을 건 예인들이 초대되어 빛을 더해주었다. 올해 일흔살의 이인수씨는 일곱 살때부터 동네굿을 따라 다니며 장고잽이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한길로만 걸어온 예인. 그동안 '남의 동네 남의 굿'치는 일에만 시간을 보내오다가 92년 성포좌도농악을 재현시킬 생각으로 성포 금성국민학교와 인연을 맺어 농악단을 창설했다. 이날 무대에서는 설장고 놀이로 지난 세월의 흔적을 담아냈다. 제자들과 함께 쇠놀음을 보여준 유지화 씨(53)는 여성농악의 역사를 대변하는 명인. 이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 그는 전주 출신이지만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다 지금은 정읍 우도 농악의 재현을 위해 땀흘리고 있다. 정읍사국악원에서 농악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이날 호남 우도농악의 다양한 가락과 넉넉한 춤사위, 그리고 신묘한 부포 놀음을 펼쳐 보였다. 강송대 씨(55)는 85년 전국민요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 이름을 알렸다. 그의 외할머니인 박선애는 진도 씻김굿의 최고수였으며 대금 산조의 창시자로 올려져 있는 박종기 명인은 그의 작은아버지이다. 이밖에도 집안에 명인들이 많은 까닭에 그 영향을 단단히 받은 명인이다. 협률사 공연을 통해 독고의 연마를 이어왔으며 전라도 특유의 그늘 짙은 시김새가 얹힌 목을 얻어 민요 활동을 해오고 있다. 쌍채 북춤으로 널리 알려진 양태옥 씨(77)의 춤은 이번 무대의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열네살 때 진도의 농악단에 입단해 사물을 비롯 일체의 악기를 익혔으며 북춤의 명인 김행원으로부터 북춤을 전수 받았다. 북채를 양손에 쥐고 장단을 치며 휘돌아 추는 「쌍채 북춤」은 그의 장기이다. 진도북춤보존회장을 역임하면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2회 무대에 초청됐던 박병천 씨는 그의 제자였다. 진중하면서도 흥과 멋을 가볍게 풀어내는 살풀이춤의 장녹운씨는 올해도 관객들의 눈길을 여지없이 갓아 버렸다. 우석대 소고춤(안무 김경주)역시 전통의 바탕이 현대적 감각으로 어떻게 풀어지는 지를 보여주는 춤으로 관심을 모았다. 사물 반주에 맞춰 현대적 감각을 새롭게 무대화시킨 이 소고춤은 열네명의 춤꾼과 사물놀이 스물 한명이 보여주는 신명과 활기찬 작품이어서 전토와 현대의 정서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관객들의 평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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