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1995.4 | [문화저널]
편의점, 식생활 습관을 바로 잡으라
문화저널(2004-02-05 15:23:32)
거대한 일회용 상품점으로 들어선다. 칼라코팅 포장재로 뒤덮힌. 입구는 상자에서 수은 건전지를 사고 이어폰을 꽂는다. 끓는 물이 항상 나를 위해 준비되어 있는 곳. 진열대의 컵라면을 집어든다. 익숙하게 비닐을 벗기고 플라스틱 뚜껑을 젖히고 다시 비닐을 벗겨 스프를 쏟는다. 통유리앞 탁자에 앉아구불구불한 내장속으로 구불구불한 라면가닥을 삼킨다. "끓는 물을 준비하는 비용으로 100원을 더 받습니다"고 써붙인 안내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종이컵 하나 가득 밀크쉐이크를 뽑아들고 빨간색 스트로우를 꽂아 갈증을 가라앚히며 대단한 일인양 각각의 쓰레기 봉투에오물을 던져넣고 만족한 웃음으로 유리문을 밀친다. 50년 세월의 잔해들을 그렇게 던져두고... 이런 상황들은 곳곳에 편의점에서 흔히 있는 풍경이다. 특히 학원가나 학교주변의 편의점들은 주 판매상품이 컵라면이어서 쓰레기 종량제가 전면 실시된 이후 그 처리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종량제 실시 이후 월평균 쓰레기 처리비용이 6-7배정도 증가하자 대안으로 점포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65%를 차지하는 컵라면 용기등 처리가 복잡한 상품의 가격을 올려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반발하고 나서자 한국편의점협회는 점포내에서 판매되는 컵라면등에 대해 별도의 용기처리비용을 받지 않기로 하고 설득작업에 들어갔지만 전주시내 편의점들은 1백원에서 최대2백원까지 가격을 올려받고 있다. 중심강의 한 편의점 주인은 "하루 평균 50L 봉투가 9-10개 쓰이고 별도의 쓰레기처리를 위해서 환경미화원에게 뒷돈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이중으로 돈이 더 들어간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편의점마다 불리수거는 잘 되는 모양이지만 분리수거한 페트병, 플라스틱류, 캔류등 재활용품 마저도 실상 선별집하장에서 처리되지 않고 보관되어지고 있는 양은 전체보관양의 80%정도로 제일 골치를 알고 있다고 한다. 전국의 편의점수가 올 연말이면 3천개를 넘어선다고 할 때 그 점포마다 매일 쏟아질 쓰레기들을 생각하면 뾰족한 처리방법이 없는 상황이 절망적이다. 분리수거만으로 쓰레기 처리비용을 해결할 수 없게 되자 매점에 압축기를 도입하는 등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지만, 즉석 라면이나 일회용 포장용기에 든 인스턴트 식품을 되도록 피하고 스티로폴을 대체할 수 있는 재생용기가 개발되지 않는 한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찾아지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잘못된 식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다. 순간적인 수족의 편의를 위해서 사용할 일회용 포장지가 몇백년 국토에 남길 상처를 생각한다면, 지금 당신 손에 들린 일회용 독약을 마실것인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