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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4 | [저널초점]
오케스트라 이야기
김두경 서예가 문화저널 편집위원 (2004-02-05 15:19:43)
외국 말에 과한한 상당히 무식한 수준에 있는 저는 오케스트라 라는 말이 정확히 무슨말인지 모릅니다. 다만 서양 음악세어 관, 현,타악기등 수많은 악기들이 모여 연주하는 악단을 이르는 말로 주로 오페라든지 교향곡을 연주하는 대형 악단을 오케스트라라 하는 줄 알고 있습니다. 일찍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 음악에서는 서양의 음악 형식과는 달라 이러한 대규모 악단이 없었던 까닭에 적당한 표현을 찾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악단의 규모가 큰만큼 소리 또한 웅장하고 장엄한 것이 사실 이어서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형 악단도 그 구성을 면밀히 살펴보면 수많은 크고 작은 악기들이 모여 구성되어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이 세상 무엇 하나가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이와 같이 크고 작은 것들임 H여 전체를 이루지 않는 것이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모리로는 잘 알면서도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작은 것들을 잘 조회할 때 전체가 좋아진다는 것을 잊고 살거나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를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볼때는 자기몸이라도 각장기와 기관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게 해주어야 전체 몸이 건강하게 지낼수 있는지 알지도 못하거니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오히려 폭음 폭식등 무절제한 생활을 일삼으면서 건강하기만을 바랍니다. 한 가정을 두고 보아도 그렇습니다. 굳이 공자님 말씀이 아니라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아버지는 아버지 답고 어머니는 어머니 답고 자녀가 자녀 다우면 그 가정은 조화롭고, 행복한 가정이라고 말할 수있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요즈음 홍수를 이루는 자동차를 보아도 그렇습니다. 자동차의 구조역활을 알고 자동차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좀더 안전운행을 할수도 있으며 자동차를 훨씬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개인이나 가정 또는 자동차를 각가으로 보면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더 작은 것들의 조화가 필요하고, 그 끝을 추적해가다 보니 요즈음 과학에서 말하는 양자 물리학의 세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현미경으로도 쉽게 볼수 없는 세계에서부터 우주 전체까지의 조화, 그것은 하나의 엄청난 질서이기도 하지만 조화하려는 상식적인 내용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잠시 이야기가 표류했습니다만 우리는 오케스트라에서 조화하는 방법이나 조화하려는 상식적 마음을 볼수 있고 또 이야기 해보기도 쉬울 듯 하여 이야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악기들중에는 몸집이 크고 목소리도 큰 악기가 있는가 하면 몹집은 중간이나 소리는 엄청커서 연주를 주도해 갈 수 있는 악가도 있고 몹집은 아주 왜소하나 목소리가 아름답고 당차서 언제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악기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몸집도 그렇고 목소리도 왜소해서 있는지 없는지 보이지도 잘 않고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도 모를 악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악기들이 자기 목소리를 가장 적절히 성 ..실하게 내줄 때 그리고 그 작은 악기가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조화를 이룰 때 그 오케스트라 연주는 살아납니다. 그러나 만약 작고 미미한 어떤 악기가 자기도 주연이고 싶어서 트럼팻이나 튜바를 흉내 낸다면 그 자신의 삶도 엉망이 되거니와 그 오케스트라 연주도 망치게 되어 결국 자신은 오케스트라에서 아무런 존재 가치도 없어져 버리고 맙니다. 우리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 아니겠는지요, 지금 우리는 세계화 바람에 휩싸여 있습니다. 세계화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민족이 살아온 수천년의 삶은 모두 미개한 것으로만들어 버리고 우리의 모든 일상은 부끄러운 것이 되어 내팽겨쳐졌습니다. 많이 배우고 잘먹는 잘사는 사람일수록 우리의 구태를 벗어던지고 화려한(?)변신을 거듭했습니다. 뿐만아니라 재빨리 벗던지는 사람이 잘먹고 잘사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의식주 어느 한 분야라도 우리가 살아 있는 곳이 없습니다. 설령 살아있다하더라도 주객이 전도되어 겨우 목숨을 유지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옷은 명절에나 입는 것, 일상에서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되어버렸고 그 거추장스러움이라는 불편함을 조금 개량하여 새로운 우리옷이라도 입을라치면 도사니 땡땡이니하며 낯설은 눈초리로 바라보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납니다 화려한 외식은 그야말로 외국식이 되어버린지 오래며 아침에 된장국이나 동치미를 그리워하면 덜떨어진 촌놈이 되어버렸고 좀 산다는 집치고 침대없는 집 없으며 TV연속극에서는 서양식 식사와 서양식 잠자리가 문화인의 척도인양 당연한 듯 배려를 합니다. 하나의 오케스트라 연주도 제 각각 악기가 고유의 소리를 잃어버린 오케스트라 연주는 더 이상 가치가 없듯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케스트라가 명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목소리를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조절하지만 자기 목소리가 아닌 소리는 낼 수 도 없고 내서는 안되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설령 자기 목소리가 아닌 어떤 소리를 낸다 할지라도 그것은 자기 목소리를 충분히 낼수 있고 어찌다 한번이라면 매력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도 우리만이할 수 있는 우리 목소리 즉 특성이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특성이 있는 우리가 되지 못하고 우리가 우리의 삶을 서양 선진국 흉내만냄다면 그것은 진정한세계화가는 가장 우리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세계에 어떻게 조화하느냐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것만 고집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서양의 어떤좋은 방법이 있다면우리는 그것을 취하여 우리의 삶속에서 끌어들여 이용하자는 것이지 우리를 없애버리고 그것을 흉내내자는 것이 아닙니다.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보면왠지 안타까운 마음이 자꾸 듭니다.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우리의 모든 삶이 왠지 우리의 몸에 맞지 않고 우리가 거기에 몸을 맞추어 가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오케스트라의 명지휘자는 수많은 악기의 특성을 잘 살려 그 특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하면서 전체와 조화를 이루게 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우리 각자 자신도 우리만의 특성과 면모를 갖추려 노력해야 할 것이지만 이러한 개개인을 지도하는 위치에 계신 공부 많이 하신분들도 지금 가지고 있는 틀에 국민을맞추려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인류세계에 있어서도 튜바나 트럼펫같은 역할을 하는 나라들이 문화를 수출하여 돈도 벌고 자기나라 위상도 더욱 높이려 하지만 그것도 또한 결국 멸망의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전 인류의 지구촌화도 좋지만 각 민족 각 나라의 특성이 없는 지구촌화는 정말 재미없는 지구촌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곧 멸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세계화는 오케스트라가 명연주를 하기 위해서 우리 한 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볼 일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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