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1995.4 | [저널초점]
프로그램의 바른 적용이 필요하다 몬테소리 삐아제교육의 허와실
김연희 기자 (2004-02-05 14:39:19)
키 낮은 꼬마 싱크대, 키 작은 옷장, 크기가 다른 나무상자들, 지름이 다른원기둥 앞에서 아이들은 신기한 듯 새로운 모양을 만들기에 열심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교우를 통해 무엇을 익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고사리 손을 새로운 것을 맞춰가는 즐거움에 표정은 자뭇 진지하다. 많은 아이들의 유치원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세계어느나라도 따라오지 못할 것을 꼽으라 한다면 단연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들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대학입시, 높아만 가는 과외 열기는 이미 국민학교때부터 시작되었고, 심지어 유아교육의 현장에 까지도 크고 작은 오류들로 멍들어 가고 있는 것이 우리교육의 현주소이다. 유아교육의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면서 낳고 있는 문제점중 명문 좋아하는 우리네 부모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유아교육의 프로그램의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프로그램이 가진 명성만큼 과연 우리의 유아교육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부모들이 선호나는 만큼 아이들의 성장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 짚어가며 오늘의 유야교육방법에 적극적 대안을 찾아보자. 다양한 유아교육프로그램중의 하나로 우리나ㄹ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몬테소리의 교육은 이탈리아 여의사인 마리아 몬테소리에 의해 1907년 시작되어진 것으로 감각에 기초한 학습 아이디어와 읽기, 쓰기 기술의 조기학습에 초점을 맞추어져 있다. 모방력이 강하며 어른들에 대한 신뢰가 높은 유아기에는 특히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 유아 개인의 특성을 살려 유아의 생활을 존중하는 개별교육과 '어린이는 존경받아야 한다'는 교육지침이 특히 강조되었다. 또 유아는 무의식적인것과 의식적인 단계를 흡수하는 정신과 민감기가 있는데, 감수성이 예민하여 특정기술을 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민감기에는 적절한 학습의 환경을 주어야 하며, 이 민감기에는 적절한 교구를 갖춘 '준비된 환경'을 주면 이러한 환경에서는 유아 스스로 능동적 참여가 자유롭게 활동을 선택하며 자연히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내용으로 어린이 중심의 유아교육 이론을 상당부분 완성시켰다. 몬테소리 프로그램은 상당히 개인적이며 아동 스스로 문제를 선택하고 자신의 속독에 맞추어 학습을 진행시키는 개인활동이 강조하면서 교구등을 통한 준비된 환경속에서 제한된 자유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몬테소리 교육이 우리나라 부모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부모들의 조기교육에 대한 기대에서부터 출발되었다. '몬테소리 프로그램이 조기교육에 좋다더라'는 결과에 물려 '혹시 내아이가 영재가 아닐까, 천재가 아닐까'하는 막연한 기대와 잘못된 영재 조기교육의 인식이 유치원에서 무슨 무슨 프로그램을 내세울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또한 부모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유치원들은 프로그램의 내용성과 시행 가능성등을 따져 보지도 않고 무슨 프로그램을 한다고 내걸고 있는 현실이다. 한편으로 유치원에서는 몬테소리프로그램을 일정정도의 연수만 받으면 쉽게 접근이 가능하며 교구나 교육 받은 프로그램을 그대로 현장에 적용시킬수 있어 학부모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지는 점도 유치원에서 몬테소리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이유중에 하나이다. 유아와 교구와의 상호작용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몬테소리 프로그램은 교구를 적당히 배치해두고 아이가 흠미있어 하는 놀이를, 하고 싶은 장소에서 하고 싶은 데로 단계에 맞는 것을 골라서 하루종일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유치원에서는 단체시간, 집단생활등 여러 학습과정속에 자유선택시간에만 몬테소리 교구를 활용하고 있다. 몬테소리의 철학을 위주로 하면서 자유선택시간에만 교구 중심으로 계획되어진 순서대로, 짜놓은 1년 프로그램 진도대로 나가는 실정이다.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했던 몬테소리 프로그램과 달리 피아제 이론은 유아에 관한 교육자의 이해의 폭을 넓혀주며 수학을 통해 유아기 아동의 능력을 밝히는 인지발달의 포괄적이며 대표적 이론으로 알려져 있다. 스위스 생물학자, 심리학자인 피아제의 이론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 작용에 의한 결과로 아동은 스스로 활동을 선택하고 풍부한 에너지와 사고를 건설적으로 적용, 학습 방법과 사고의 방법을 터득할 수 있으며 유아의 자율성 독착성 학습에 관한 내적동기유발을 강조한다. 감각운동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의 발달 단계를 거치며 각 단계마다 놀이 형태를 갖게 되며 놀이는 아동의 인지수준을 나타낼 뿐아니라 인지발달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아동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피아제는 60년대 이후 유아교육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심리학자로 몬테소리 프로그램의 침체를 극복, 다시 붐을 일으키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 피아제 프로그램의 핵심은 구체적 조작이다. 구체적 조작이란 직접 보고 만지며 만들어 보는 것인데 현재 이루어지는 피아제 프로그램은 일종의 학습지 형태로 입체화시켜 미술활동 중심으로 단계와 진도에 맞게 이루어지는 변형된 형태이다. "피아제는 구체적 유아교육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교사가 피아제 이론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관찰하면서 질문하고 대답하며 자료를 찾아주고, 미리 체계적으로 계획된 교사와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단계에 따라 가르치는 것은 원래 피아제 프로그램의 뜻과는 반대입니다" 원광대 유아교육과 심성경 교수의 말이다. 지적인 발달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요즈음 부모들이 선호하는 피아제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것은아이들과의 대화이다. 질문을 던지고 왜 그런지 대답해주며, 다양하게 추론할수 있는 아이들의 생각을 잡아주는 것이 핵심인데 교사들은 교구를 통해 무엇인가를 마드는 작업을 도와주느라 대화는 엄두도 낼수 없다고 한다. 부모들은 과정중심이 아니라 결과를 더 중시하기 때문에, 아동이 무언가를 만들고 세우는 것, 즉 보여지는 것에 만족하는 학습결과에 대한 오해가 많다는 것이다. 피아제 이론의 구체적 조작의 뜻을 잘못 받아들이고 있는 결과이다. 교육부는 69년 1차 유아교육과정을 발표한후 올해 부터는 6차 교육과정으로 새 교육과정이 실시한다. 유아교육과정의 교육부 지침은 국민학교처럼 교과서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체계만을 준다. 각 유치원에 맞게, 지역에 맞게, 연령에 맞게, 흥미에 맞게 운영하라는 전체적 윤곽만을 제시하고 있다. 유아교육 프로그램은 정답이 없다. 부머나 교사가 자기철학에 따라 선택하고 운영해야 한다. 물론 몬테소리나 피아제나 다른 프로그램을 되도록 충실히 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대다수 유치원은 이론적인 바탕없이 교재, 교구를 만드는 것을 배워서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유아교육은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단체생활을 강조하거나 인내심, 질서등에 더 비중을 둔다면 몬테소리 프로그램이 답이겠지만 유아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정답은 될 수가 없다. 프로그램에 대한 효과가 크다 적다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오랜 연구 결과 좋은 교사진, 장기적인 프로그램 운영, 부모들의 적극적 참여가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좋다는 결과가 나와 있기도 하다. 사립유치원들이 프로그램을 내세울 수밖에 없는 현실에는 정부의 지원이 전혀 없는 것도 큰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원비는 엄격히 규제하고 있고 유치원을 운영하려면 자구책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상업적 성격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부모들의 관심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유아교육의 역할이 지적인 발달을 빨리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발리 글도 읽고 개념학습도 빨리 적응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구나 유치원 운영자들의 교육방침은 이런 부모와의 심리와 일치되는 경우가 많다. 유아교육의 다양성을 잘못 인식, 제2외국어도 가리키고 글쓰기, 셈하기등을 빨리 익혀주는 것으로 오해하는등 우리나라의 유아교육 프로그램은 이론이 실제에 적용될 때 잘못되고 있으며 프로그래에 대한 적응과정이 왜곡되어진 점이 적지 않다. 유아와 교구, 유아와 유아, 유아와 교사의 세가지 상호작용이 골구로 일어나야 하는데도 이러한 점은 염두에 두지 않고 다른 프로그램이 소개되면 몰려가는부모들의 선택과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기본 개념도 인식하지 않은채 프로그램을 내거는 유치원들의 교육방법이 유아교육의 현실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전인적으로 조화롭게 발달되도록 도와주는 적기 교육이라는 유아교육의 본질적 개념을 무시하고 유아교육을 특수교육처럼 취급하며, 교육이념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 바로 유아교육이 처한 근본적 문제가 아닐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