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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3 | [문화저널]
안다는 것은 곧 사랑이었다
이수자 주부 (2004-02-05 14:26:43)
누군가를 흉내내려는 것은 아니나 정녕 그말이 실감이 나는 요즈음이다. 일제와 6.25, 뒤이어 군사정권 시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나에겐 우리 것을 알려는 마음의 여우조차 길러보지 못한채 더러는 우리의 것이란 말조차 짜증스럽기만 하던 때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가 길가면 긴 외국생활에서 '우리 것'을 거의 잊다시피하며 살던 나에게도 새삼 '우리 것'이 그리워진 때가 찾아온 것은 그저 나이탓만은 아닌상 싶다. 일본이 한참 경제강국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던 무렵 그들 특히 젊은 층에 옛것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는 TV보도를 본적이 있다. 거의 야만스러울 정도로 떠들썩 한 저들의 '봉' 축제가 화면에 펼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것을 당당하게 남앞에 내놓을 수 있는 그들의 자부심이 마음이 스리도록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요즘 한국경제가 남부럽지 않은 경지에 이른 탓일까. 우리것을 찾으려는 열이 부쩍 눈에 띈다. 선진국에서는 모두 자기발전을 위해 무엇인가를 늘 배우고 있는 모습은 지극히 일상적이다. 무진장한우리의 문화유산을 제대로 알려면 우리도 꾸준히 배워야 되겠다. 얼마전 정년을 앞둔 옛친구에게서 문안 편지가 왔다. 앞서 은퇴한 내가 그동안 어떻게 소일(?)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서 이리라. "이날을 위해서 여태 내가 살아온 것 같습니다"라고 서슴치 않고 답장해 보냈다. 그렇게 장담할 수 있었던데는 문화저널이 베풀어준 미술사 문화강좌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해주었다. 맛보지 못한 이들은 모르리라. 어린 헬렌 켈러가 그의 선생님 셜리반 여사를 만나후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말에 부딪친다. 도무지 그말을 이해하지 못하던 그가 어느날 그뜻을 깨달으면서 그 정경을 그의 자서전 속에 이렇게 표현했다. "안다는 것이 곧 사랑이요 빛이요 전망이다"라고. '우리의 것'을 안다는 것- 눈물이 나도록 고맙고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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