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2 | [문화계 핫이슈]
80년대식 눈빛, 90년대식 희망
노래패 선언「95희망#」공연(1월21일, 전북예술회관)
문화저널(2004-02-05 14:05:02)
그들의 눈은 90년대 중반을 향하고 있지만 그들의 가슴은 여전히 80년대에 머무르고 있다. 그들은 희망을 노래하지만 그 노래의 여운은 80년대의 빼앗긴 희망속에서 애전함을 남긴다. 삶과 희망의 노래패 「선언」이 그들의 세 번째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1월 21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올려진 「95희망#」은 거칠게 8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멀지않음에도 아득하기만한 80년대를, 그리고 90년대 중반의 젊음을 풀어내는 이들에게는 우리 노래의 한 방향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70년대의 포크시대를 지나 80년대에 이르러 열정적인 출정의 노래로 발전해온 노래운동은 소극적 감성에서 보다 적극적인 투쟁과 저항을 담아내였고 부분적으로는 대중적 성공에 빛나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의 변화는 그리 만만치 않아 90년대 들어서자마자 대중가요진영의 강력한 반격과 신세대적 감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산다.
노래패 「선언」의 이번 공연은 그같은 고민과 현실에 대한 소극적인 타협책이다.「선언」은 여전히 상품의 논리를 거절하지만 오늘날 노래의 현주소를 이번 공연을 통해 찾아 보겠다고 말한다.「선언」의 공연에는 회원들과 강습생 뿐만 아니라 각종 단체의 노래패까지 등장했다. 적어도 형식에 있어서는 진일보한 것이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80년대 중분의 출정가요와 통일노래로부터 동요와 민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중적 노력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노래에는 왠지모를 80년대의 잔영이 남아 있고 내일의 희망보다는 오히려 비장함이 서려있다. 더욱이 그들이 말하는 '건강하고 진실되게 우리 민족의 멋스러움을 노래에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적어도 존통과 새로운 노래운동이 만나가는 지점에 대한 그들의 고민은 아직 엿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80년대식으로 그 눈빛으로 대답하고 있고 그 눈빛은 적어도 희망에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