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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2 | [사람과사람]
김용균<전주종합유선방송사장> "작은문화, 생활의 문화를 끌어가겠습니다."
문화저널(2004-02-05 13:48:35)
마침내 시험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반응은 어떻습니까? 지금의 시험방송은 방송이 이루어지기 위한 기계적인 상태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지금 시험방송은 덕진의 거성아파트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태는 상당히 양호하고 성공적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가입자의 호응입니다. 현재 특별회원은 약 5천명을 상회하고 있고 호응은 기대 이상입니다. 케이블 TV가 표방하고 있는 전문성, 다양성, 지역성의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서 지역성이란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 지역성의 지나친 강조는 자칫 지역주의나 폐쇄성의 문제로 오해될 여지가 있습니다. 방송에 있어서 지역성이란 전달기술수단으로서의 지역성이지 그 내용에 있어서의 지역성이어서는 안됩니다. 중앙집권적인 사회구조에서 공중파 방송이 가진 로컬비율에 비해서 케이블 TV의 지역성은 전송 수단으로서의 기술적인 지역성, 또하나는 자기지역의 문화와 생활을 담아준다는 지역성입니다. 케이블 TV의 발전에 지역문화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문화를 나름대로 평가하고 문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케이블 TV의 특성 가운데 보는 것은 텔레비젼이며 참여한다는 관점은 생활적인 측면입니다. 지역사람들의 속마음과 몸짓과 소리가 무엇이냐를 추구하는 것이 케이블 TV의 지역성입니다. 지역의 전통문화는 케이블 TV에 의해서 찾아지고 고양됩니다. 그러나 너무 전통만을 고수하다보면 문화의 소외나 이질감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통을 계승하되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과 연결하여 개방적인 자세를 갖추게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지역주민들 사이의 소문화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져야 합니다. 혼재하는 문화속에서의 전통지키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너무 큰것만을 추구한다면 작은 것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케이블 TV에 대한 다양한 접근들이 있습니다. 어떤 방송을 지향하고 있습니까? 처음 케이블 TV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이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들과 경합이 되었습니다. 그때 나는 몇십년동안 지역사회를 지배했던 이 지역의 기업들이 과연 전라북도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이제 문민정부가 되고 세상이 변화했다고 한다면 그동안 그런 재벌기업속에 끼지 못했던 중소기업들도 이제는 빛좀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말해주는 것이 사회발전이고 지역발전이 아니겠느냐는 말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이 지역의 케이블 TV는 몇개의 대기업을 위해서 존재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과 경영을 분리하면서 이상적인 지역성에 입각한 방송을 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작은 문화, 생활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케이블 TV가 이 지역사회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친근한 지역미디어'로서의 이미지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방송이 지향하는 것은 고급문화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낮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들이 하고 있는 일들은 무엇인가, 이 지역의 모든 문화 또는 현장에서 사회활동을 해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비춰주는 것이 우리 방송의 목표입니다. 서울의 덕수국민학교 아이들이 아니라 여기사는 우리 손자, 아들들이 뛰어 노는 운동회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어느 단체에서 어떤 내용들이 토론되고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고, 이 지역 대학생들의 작은 발표회를 보여줄 것입니다. 우리들의 변화하고 있는 모든 객체들의 활동을 여과없이 보여줄 것이고 그 판단은 시청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운동은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현재의 종합유선방송법은 시사정보나 정치적 성격의 보도를 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지역채널로 성장하기 위해 이러한 제약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나의 방송이 언론인가 아닌가를 구분짓는 것은 편성권입니다. 우리에게는 바로 그 편성권이 있습니다. 그러나 케이블 TV를 마치 언론이 아닌 것으로 보는 대중들의 오해에는 상당부분 기존 언론의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지역에서 균형잡힌 로컬리즘을 철저하게 추구합니다. 국민의 알권리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결국 이런식의 규제는 한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하나의 사건을 놓고 이것이 뉴스냐 정보냐 하는 문제도 정리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보와 뉴스를 인위적으로 규정해 놓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이런 규제를 지킬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3-4년이 지난 후에도 이러한 규제가 계속된다면 저는 헌법소원이라도 해서 법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상업방송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입자가 있어야 하고 광고가 필요하며 때로는 지방정부의 압력도 있을 수 있습니다. 상업성과 공공성과의 긴장속에 문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언론이 갖는 공통적인 문제입니다. 그것은 운영하는 사람들의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것도 의미없습니다. 어떤 문제에 부닥쳤을때 과감하게 '노'라고 대답할 수 있는 의지와 용기만이 필요할 뿐입니다. 공공성의 문제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가 어떻게 말하는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역문화와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연관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습니까? 지금 출발과정에서 그런 문제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곧 자금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활동이나 사업을 도민들에게 알리고 사기를 북돋을 수 있는 방송상의 운영편성에 있어서 우리는 도울 것입니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서 재정적인 여유가 생긴다면 우리는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입니다. 지역채널을 구성하기 위한 제작인력의 수가 적게 느껴집니다.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있게 들리는 까닭도 그것입니다. 문제는 효율성입니다. 지금 대부분의 지역 케이블과는 달리 우리는 제작파트에 비교적 충실한 투자를 했습니다. 방송은 돈벌이를 위한 장사는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 방송국의 제작인원이 현재 32명입니다. 지금의 인원이 적정인원은 물론 아닙니다. 다만 경영의 합리화를 기해서 최대한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아직 우리는 시작단계에 있습니다.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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