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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 | [문화저널]
시민운동이 생명의 소중함 지킨다
최인 기독교 이리방송보도국 기자 (2004-02-05 13:39:13)
환경 보전 운동이 우리의 고귀한 생명을 살리는 운동이라면, 개발을 목적으로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곧 생명을 죽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같은 현상은 개발도상국이라고 하는 우리 나라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아마 그같은 일이 집중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지역이 서해안개발의중심지로 개발되고 있는 군산지역이 아닌가 싶다. 다시 말해, 군산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각종 대단위 개발 사업은, 지역균형발전과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보의 목적도 있지만 아직, 투자 가치를 충분히 뽑을 수 있는 자연사태가 남아 있기도 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최근 호남권과는 소원한 관계에 있던 삼성측이 군장국가공단 지역에 대단위 중공업기지를 조성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 지역에서는 일시적인 여론무마용이지 않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만 어떻든 그것이 사실이라면 삼성으로서는 투자 가치를 세밀히 분석한 뒤 발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연환경보전과 개발.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개발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군사지역의 실례를 들어보자. 95년하반기부터는 상용차 생간에 들어가는 군산국가공단의 대우자동차 공단은 2백9만평의 바다가 매립된 곳이다. 이전에는 오식도와 내초도일대 주민들이 어패류를 잡아 생계를 이어나갔던 삶의 터전이다. 그곳이 불과 2년여만에 언제 바다였느냐고 비웃듯이 지금은 엄청난 규모의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또한 동양최대의 간척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지역도 마찬가지다. 자연의 보고, 간석지는 원양어업에 비해 생물 생산성이 15배, 대륙붕의 10배라고 한다. 이뿐 아니다. 수산생물의 산란, 성육장으로써 뿐 아니라, 육상에서 정화되지 않고 그대로 유입되는 오폐수를 자정시키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또, 먼바다에서 밀려오는 폭풍이나 해일의 해파에너지를 흡수해 육지의 충격을 감소시키는 역할도 있다. 해양관계자들은 서해연안의 간석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귀중한 자원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자원이 개발로 인해서 엄청난 면적이 곧 사라지게 된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개발에만 치중했지, 사업과정의 생태계 변화에 대한 조사가 전혀 없었고, 또 안되고 있다는 일이다. 해양학자들은 새만금같은 대규모 간척 사업은 드물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진행과정의 해양환경과 생태계 변화등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연구가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조사연구는 앞으로 유사사업이 진행될 때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사업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으며, 민간 환경 단체의 참여도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군장국가공단지역은 477만평의 바다가 또 매립되게 된다. 이같은 간척사업은 서해연안이 바다물이 빠질 때 엄청난 면적이 간석지가 드러난다는데 기인하고 있지만, 자연의 보고인 간석지가 사라진다는데는 많은 사람들이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듯 싶다. 그동안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낙후 전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연을 어쩔 수 없이 제물로 바쳐야 만 하는지 한번쯤 깊게 생각해 볼 문제이다. 국가적으로는 개발을 목적으로 자연 환경 파괴에 앞장서고, 사회적으로는 환경 보호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있으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를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환경운동의 태동은 필연적이다. 군사지역의 환경운동은 군산동양화학의 TDI 공장건설에서부터 시작됐다. 공장 입주부터 공해업체의 전가 정책이라는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아랑곳 없이 들어선 TDI 공장은 가동한지 불과 수개원만에 우려했던 사고가 발행함으로서, 군산시민의 절반인 10만명이 공장 철거에 동참 서명하는 최대의 고비를 맞게 된다. 이같은 시민운동은 결국, 동양화학의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공정에 이중의 안전장치를 하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공장가동 4년째를 맞고 있는 요즘 또다시 공장 증설문제로 시끄럽다. 군산시는 증설허가를 선뜻 내주지 못하고 수개원동안 끌어오다 지난 11월에 허가해 줬으며 환경단체와 인근 주민들은 군산시장이 군산시민의 생존권을 무시한채 증설을 허가했다며 큰 반발을 하고 있다. 전남 여천공단에 입주한 TDI 공장은 올해만도 두세차례의 유독가스 누출로 공장 근로자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같은 일이 군산 시민들로서는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동양화확군산공장 역시 지난 91년에 TDI 유출 사고로 인근 주민들에게 커다란 공포심을 심어 준 바 있다. 물론, 동양화학측은 현재 연간 수백억 원어치의 TDI 수출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고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에게 사고의 불안감을 주고 있는 만큼 공장가동에 투명성을 요구 받고 있으며, 주민과 환경단체가 동시에 참여하는 감시활동에 적극 협조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동양화확 공장 철거에 따른 국회청원 심사에서, 증설 또는 증축을 할 때는 주거지역과 떨어진 곳으로 하겠다는 조건아래 국회 내무위에서 청원심사를 반려했던 사실에 입각해서 동양화확은 이를 지켜야 할 것이다. 이같은 방안이 해결점을 찾지 못한채 환경 단체와 시민들의 반목을 사고 있는 것은 동양화확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먼저 결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군산지역은 비단 동양화확 뿐아니라 관심을 기울여야 할 환경문제가 산적해 있다. 수질 오염문제에서부터 천혜의 월명산 보전 문제, 대규모 간척사업에 따른 생태계변화 문제등 수없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10월부터 군산시에서도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되면서 우유펙 하나를 버리는데도 또, 음식물 찌꺼기를 분리하는데 신경을 써야하는 등 환경 보전을 위하는 작은 일 하나하나에 스스로 실천하는 일이 무척 힘들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닫고 있다. 결국 우리의 것이 아닌 우리의 2세를 위한 자연보전에 너나 할 것 없이 동참해야 한다는 자각이 하루빨리 확산되는 길만이 환경보호 운동이 결실을 맺는 때가 될 것이다. 거기에 지역 환경 운동 단체들이 시민 개개인의 역량을 결집시켜 나갈 때 건전한 사회 운동으로 자리잡게 됨은 물론 우리의 2세가 깨끗한 환경에서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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