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1 | [문화저널]
산업체 부설학교가 사라져가소 있다.
글/이영열 전라일보 사회부 기자
(2004-02-05 12:07:29)
가난에 허덕이던 지난 60년대초 우리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수립.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착수했다.
정부의 급속한 경제개발정책은 수출주도형의 공업화 정책을 필요로 했고 이는 곧 낮은 임글을 기본으로 한 노동집약적 산업을 팽창시키게 된다.
즉 값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섬유업체와 봉제업체들이 대거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런 배경속에서 정부는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 개선과 교육을 통한 양질의 저임금 노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 77년부터 전국에 산업체 부설학교를 설립한다.
이를 산업체 부설학교는 기업들의 이유추구 수간으로 이용됐고 결국자본가들의 요구를 국가가 제도적으로 양성해줌으로써 매우 효과적인 노동통제수단으로 기능해 온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제발전계획이 착실히 추진되면서 전체적인 국민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으로 절대학생수가 감소하면서 지난 89년부터 산업체 부설학교를 차는 근로청소년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산업체 부설 고등학교 및 일반 중·고등학교에 편성 운영하고 있는 산업체 특별학급 지원자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북도내의 경우 산업체 부설 고등학교는 지난 88년 9월 현재 4개교 47학급 2천 4백 31명에 올해 9월 현재 2개교 25학급 1천 37명으로 학생수가 절반이상으로 크게 줄었다.
이같은 산업체 부설 고등학교 학생수 감소현상은 최든들어 그 폭이 더욱 커지고 있어 지난 91년 3개교 36학급 1천7백28명에서 92년 3개교 33학급 1천 4백 67명, 93년 2개교 30학급 1천 1백 50명. 94년 2개교 25학급 1천 37명으로 학생수가 매년 15∼20%씩 급감하고 있다.
산업체 특별학급도 지난 88년 9월 현재 18개교 1백49학급 7천3백44명에서 올해 9월 현재 11개교 67학급 2천6백55명으로 대폭 줄었다.
특히 최근 3년동안의 학생수 감소폭을 보면 지난 92년1백14학급 5천 3백36명. 93년 88학급 3천5백97명. 94년 67학급 2천6백55명으로 감소폭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로써 도내 산업채 부설 고등학교수는 지난 88년 군산 청구여상 경암여상, 전주 정명여상, 이리 이산여상 등 4개교였으나 경암여상과 청구여상이 지난 91년과 92년에 각각 폐교돼 현재는 2개교만 그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이에따라 전주 정명여상고(백양), 이리 이산여상고(쌍방울)들 도내 산업체부설 고등학교들은 값싼 노동인력 확보를 위해 며년 신입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산업체 부설 고교들은 신입생 모집시 단 한명의 신입생이라도 더 확보하기위해 매년 모집요강을 통해 장학회 운영 학자금 지원 등의 선심공세를 펴는 등 이미 치열한 경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여기에 공단업체가 밀집돼 있는 마산 대전 부산 등지에 기반을 둔 타지산업체 부설 고교들까지 가세해 값싼 노동인력 확보를 위한 신입생 모집경쟁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산업체 부설 교교들이 신입생 모집 요강을 통해 부각시키고 있는 홍보전략은 △대학진학이 주간보다 훨씬 쉽다. △ 졸업후 100% 전원 취업보장 △ 교과서 체육복 학용품까지 무료로 지급 등의 특혜조건이다.
여기에다 △기숙사 근로자 아파트 중식 등의 무료제공 △4∼6백%의 상여금 별도 지급 등의 과장된 광고까지도 곁들이고 있어 배우고 싶지만 경제적인 형편으로 배울 수 없는 처지에 있는 근로청소년들을 현혹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체 부설고교들의 이같은 유인책에도 불구하고 매년 실제 지원자수는 모집정원에 크게 미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명여상고의 경우 지난해 모집정원 2백 50명중 실제 지원자는 2백여명에 불과해 1학급 규모인 50명정도가 미달현상을 빚었다.
더욱이 도내산업체 부설 고교들이 이같은 미달현상속에서도 마산 대전등지에 기반을 둔 타지 산업체학교들은 더 큰 특혜조건을 내세우며 도내 중학교 졸업예정자들을 데려가고 있어 산업체 부설 고교의 산업인력 확보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또한 산업체의 현실적 수요에 크게 못미치는 학생수 마저도 중도 탈락자가 많아 산업체 부설학교의 학생 부족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교육청이 집계한 올해 6월말 현재 정명여상고 이산여상고 등 도내 2개산업체 부설 학교와 일반학교의 특별학급 학생중 중도탈락자는 부설학교 65명 특별학급 1백 43명 등 모두 2백 8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대해 산업체 부설학교 관계자들은 '산업체 부설학교를 지원한 학생들이 일반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 비해 가정형편이 어력고 공부와 작업두가지를 동시에 하느라 입학초기에 적응하지 못해 대부분 1학년때 탈락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처럼 가정형편으로 일반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근로청소년들에게 돈벌이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해 설립된 산업체 부설학교의 지원학생이 매년 급감하고 있는 것은 요즘 성해하고 있는 3D 깊현상과 함께 전반적인 경제수준의 향상으로 근로청소년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도내의 경우 기업경지가 전반적으로 침체된데다 인구감소에 따른 절대학생수가 매년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산업체 부설학교 및 일반 학교의 산업체 특별학급 학생수 감소현상은 국가발전과 경제수준 향상에 따른 선진적인 변화로 전체적인 교육발전 측면에서 볼 때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