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3 | [건강보감]
건강한 코 만들기
글|김희준·한의사
(1974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다. 우석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2003-03-02 20:34:04)
코가 막혀서 고생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코로 숨을 쉴 수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알 수 있다. 음식물의 냄새를 전혀 맡지 못하므로 식사가 맛있는지도 모르고 식욕도 감퇴되며, 정신집중도 어려워지고 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코의 기능은 흡입된 찬 공기를 데워주는 히터의 기능과 건조한 공기에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가습기의 기능이 대표적이다.
코의 형태학적 기원을 보면 춥고 건조한 지역에 적응하기 위하여 공기조절장치의 일종으로 코가 발달하였다는 이론이 있다. 건조하고 추운 지역에 사는 백인들은 코의 기능이 많이 필요해 코가 크고 높고, 덥고 습기 찬 열대지역에 사는 흑인들은 코의 기능이 많이 필요치 않아 코가 작고 평평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코는 흡입되는 찬 공기를 데워주고 건조한 공기를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다. 이와 같이 코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기능에 이상이 생길 때 콧병이 생기게 된다.
코의 내부가 차고 건조해지면 코 안에 염증이 생기고 차고 건조한 공기가 바로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가게 되면 인후, 기관지, 폐에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코의 염증이 눈으로 올라가 눈이 감염되면 흰자위가 충혈되고 눈 주위가 가려우며, 또 귀로 번지면 중이염이 되기도 한다.
한의학(韓醫學)에서는 코의 병리적 현상을 외한(外寒)이 내열(內熱)을 속박(束縛)한다는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다. 외한(外寒)은 바깥의 찬 기운을 뜻하고 내열(內熱)은 콧속의 더운 기운을 나타낸다. 즉 찬 공기가 콧속으로 들어와 코가 공기를 데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서 코의 병이 생긴다고 보았던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코를 만들기 위해서는 찬 기운을 피하고 코의 공기 조절작용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이에 가정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찬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추운 날씨에는 마스크를 써서 콧속으로 들어오는 찬 공기를 데워주는 것도 콧병예방에 좋은 방법이다.
둘째,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실내공기가 차갑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적당한 난방과 습도유지가 필요하다. 적당한 습도유지를 위해 가습기 사용도 좋다. 코감기 기운이 있을 경우 쑥, 박하, 생강 등을 이용한 훈증법도 코 치료에 효과가 있다.
셋째, 찬 음식과 음주를 피해야 한다.
술은 마실 때는 열이 나서 상관없지만 깰 때는 몸에 한기를 더 느끼게 되어 막힌 코를 더욱 더 악화시킨다. 그리고 술과 찬 음식은 인체의 면역기능을 저하시켜 콧병에 걸리기 쉽게 한다.
넷째, 코 마사지 요법이 있다.
코의 양쪽 날개부위에 열감이 느껴질 정도로 양 손 두 번째 손가락으로 20∼30회씩 수시로 문질러 주면 콧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콧방울 양쪽에서 0.5㎝ 부위(迎香穴), 양미간 사이(印堂穴), 코와 입의 중간의 인중부위(人中穴)를 손가락을 이용해서 20∼30회씩 눌러서 지압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섯째, 소금물을 이용한 코세척법도 도움이 된다. 10%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코로 흡입해서 입으로 뱉는 행위를 매일 1회씩 하면 콧병 예방도 되고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