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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12 | [세대횡단 문화읽기]
보다 크고 풍부한 소리를 향한 개량국악기 -새로운 국악기-
최재륜 전남대 강사·국악과 (2004-02-05 10:31:41)
새로운 국악기 1994년 올해가 '국악의 해'였다. 연초에는 축하공연이 잇달아 개최되었고 요즈음에는 '국악의 해'를 마무리하는 여러 음악회들이 개최되고 있다. 이런 음악회들을 가보면 공연 내용면에서는 흡족한 마음을 금치 않을 수 없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남는다. 왜 국악공연에는 꼭 확성을 해야 하느냐이다. 다시 말하면 국악공연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느냐는 것이다. 확성되지 않은 생생한 소리를 접하고 싶어 연주회장을 찾았건만 대부분의 연주회에서는 꼭 확성된 소리가 나올 뿐이다. 오디오(audio)의 발달로 확성된 소리는 집에서도 편히 들을 수 있는데, 우리의 음악은 예로부터 방중악이었다. 결코 무대 위에 올려진 음악이 아니었다. 이런 우리음악이 산업의 현대화와 함께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무대 위 특히, 대형무대로 옮겨진 것이다. 물론 우리 음악이 무대예술로 변화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나, 무대예술화 하였을 때의 소리의 전달에 대한 것이 문제이다. 우리의 국악기는 음량이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연주회에서는 확성된 소리를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음악회장에는 생동감이 있어야 한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1963년 고 장사훈 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국악기 개량작업이 있은 후로 개인 또는 단체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즉, 음량이 작은 우리 전통악기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큰 소리가 나며,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예쁜 소리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한 악기 개량에 연구를 하게 되었다. 많은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지만, 현재까지 개량된 몇 가지의 대표적인 악기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참고로,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국악기 중에서 제일 수요가 많은 가야금을 중심으로 하여 많은 개량작업이 있었다. 21현금 21현금은 1985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학과 교수인 이성천씨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가야금을 개량하여 만든 악기이다. 21현금이란 명칭은 현의 숫자(이 악기는 21줄을 사용함)에서 따온 것이다. 21현금을 전래의 가야금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악기가 낼 수 있는 음역과 악기의 형태에 관한 것이다. 즉, 전래의 가야금은 두 옥타브반 정도의 좁은 음역을 지니고 있으나, 이 21현금은 전래의 가야금보다 두 옥타브가 넓은 네 옥타브 반 정도의 보다 넓은 음역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충실한 베이스의 음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진 가야금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가야금에 사용되던 12현에 9현을 첨가하여 21현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21현금은 기존의 가야금에 비해 폭과 길이가 매우 커졌다. 전래 가야금과 비교하였을 때, 또 하나의 차이점은 연주법에 관한 것이다. 즉, 기존의 연주법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무릎 위에 가야금을 올려놓고 연주하였는데, 이21현금은 무릎 위에 올려놓고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산조아쟁이나 일본의 코토처럼 악기의 밑판 아래에 있는 악기를 세우는 세움틀로 악기를 받쳐놓고 연주자는 그 앞에 앉아서 연주하고 있다. 이렇게 연주함으로써 전통음악에서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는 농현 등을 제대로 처리 할 수 없는 단절도 지니고 있다. 이 21현금은 개량 가야금 중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악기이며 또한 가장 많은 레퍼토리(repertory)를 가지고 있다. 이 가야금의 시연회에서는 국악곡에 한정하지 않고 가요라던가 팝음악도 연주하였다. 17현금 17현금은 가야금 연주자인 황병주씨에 의해 만들어진 가야금으로, 기존의 12현 가야금에 다섯줄을 첨가하여 17개의 현으로 구성된 가야금을 의미한다. 이 악기는 특히 창작곡에 유용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죽, 창작곡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 전조가 나타나는데, 이럴 경우 조현을 위해 무리하게 안족이 이동됨으로써 음색의 변질과 현의 탄력성이 나빠지며 특히, 음정이 불안하여 연주에 많은 불편을 느끼며 조현을 위한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과도한 들괘의 사용으로 현의 훼손이 많아 연주 중 현이 끊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악기의 몸체가 작은 고로 음량이 풍부하지 못해 정악풍의 음색과 음향을 표현하기에 부족하므로 이런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타당성 있게 하기 위해 새로운 가야금을 만들었다. 이 악기는 기존의 가야금에 저음부에 2현 고음부에 3현을 추가하여 17현으로 만들었고 폭은 6.9cm를 넓게 하고, 길이는 6.6cm 길게 하여 새로운 가야금을 제작하였다. 이 악기의 장점으로는 2혹은 3개의 안족만을 이동하여 여러 분위기에 따른 조현이 가능하게 되었다. 즉, 정악청은 제 1현에서 14현까지를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시각적으로 음정의 관계를 쉽게 알 수 있고 현의 탄력이 고르게 되어 연주에 무리가 없고 왼손의 농현이 편리하다. 또한, 기존의 가야금보다 크기가 넓고 길어 풍부한 음량을 얻을 수 있고 정악곡의 연주에 효과적이며 양질의 음색과 음향을 얻을 수 있다. 음역이 넓어 다양한 연주가 가능하고 이조와 전조를 자유로이 할 수 있다. 철가야금 이 악기는 전대의 가야금과 형태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음색의 변화를 위해 명주실을 꼬아 만든 기존의 가야금 줄 대신에 철사를 사용했다는 점만이 다르다. 이렇게 철사를 사용함으로써 이 악기는 양금에서 느낄 수 있는 깨끗한 음색을 지니고 있다. 이 악기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전통음악을 거의 연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탄력 있는 명주실 대신에 철사를 사용했으므로 깊은 농현이나 단3도 이상의 음을 눌러서 연주하는 것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새롭게 만들어진 중주곡이나 반주음악 또는 철가야금을 위한 독주곡에서는 꽤 많이 사용된다. 폴리에스텔을 사용한 가야금 이 악기도 전대의 가야금과 형태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음색의 변화를 위해 폴리에스텔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사용산 것이다. 이런 종류의 악기에는 철사 줄에 폴리에스텔을 감아서 만든 줄을 사용하는 것과 기존의 명주실에 폴리에스텔을 감아서 만든 줄을 사용하는 것 등이 있다. 철사 줄에 폴리에스텔을 감아서 만든 줄을 사용한 가야금은 철가야금을 새롭게 만든 것으로 철가야금의 음색을 유화시킨 것이며, 명주실에 폴리에스텔을 감아서 만든 줄을 사용한 가야금은 그 맑은 음색과 줄의 탄력성으로 인해 새로운 창작 음악의 연주에 사용되고 있다. 화현금 화현금은 거문고 연주자인 이재화씨에 의해 만들어진 악기로, 기존의 거문고를 개량하여 만든 것이다. 기존의 거문고는 여섯 줄이나, 이 화현금은 둘째 줄과 셋째 줄 사이에 줄 하나를 더 첨가하여 7줄을 만든 것이다. 이 화현금을 만든 동기를 살펴보면 기존의 거문고는 주법의 제한으로 인해 한 포지션(position)에서는 보통 한 옥타브(Octav)정도의 음역을 지니고 있으나, 새로 개량한 거문고는 한 포지션(position)에서 그 이상의 음을 낼 수 있다. 그 밖의 연주방법 등은 기존의 악기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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