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1994.12 | [시]
立冬
이봉명 (2004-02-05 10:29:02)
立冬 이봉명 겨울 오후면 떠난다 내가 사는 마을 가까이 타 오르는 바람이 볼때마다 나는 흔들리는 것을 흔들며 더욱 가까이 접근한다 지금, 내가 떠날 때 떠난 자리에서 그저 평온한 가슴으로 지켜보고 싶다 가지런히 서로의 몸을 끌어안고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 오후 여지없이 내 말허리를 분지르며 자꾸만 손짓으로 부르던 아득한 시간속 보잘 것 없이 그 많은 그리움을 하나도 챙기지 않는 치밀히 계획된 신의 시간 겨울 오후, 눈은 내리지 않고 온 몸으로 강물을 적시던 저놈의 눈초리 잊은 듯 돌아와 다시, 돌아보던 어둠 속은 깊어지고, 늦도록 바라보고 있으면 그대 가까이 풀어지던 빛깔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