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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12 | [문화저널]
애정의 바탕에서 지역문화를 바라보자
광주시 동명1동 52-1 설정환 (2004-02-05 10:20:42)
최근 몇 달 동안 거의 모든 원고들이 정해진 분량을 넘기면서 길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따끔하게 끊고 맺지 못하는 편집부의 잘못이 크다. 그래서 답답해진 지면에 대한 지적들이 많았다. 우선 읽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충고반 질책반의 지적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보는 잡지와 읽는 잡지의 끝없는 긴장 속에 「문화저널」이 좀 더 애써야 할 대목이다. 멀리 광주에서까지 팩스를 보내주셨다. 매달 책이 나오는 날짜가 너무 늦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달리 드릴 말이 없이 그저 송구할 뿐이며, 시와 시인에 대한 편집상의 지적은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을 약속드린다. 지난 호에 활발한 토론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었는데 중요한 토론주제가 올라왔다. 시립극단 단무장 이근영씨의 편지는 깊은 공감을 주었다. 문화에 대한 이른바 '지방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상업적인 흥행전략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근시안적인 문화적 태도가 지역문화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상외로 치명적일 수 있으며, 어른스럽지 못한 것이다. 지역문화의 낙후와 질적 수준에 대해 늘 야단만 칠 것이 아니라 지역문화에 대한 진지한 애정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당사자들에게 되묻고 싶다. 문화적 폐쇄주의의 문제와는 분명 다른 차원의 문제제기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더욱이 눈앞에 닥친 지방화 또는 지방시대의 개막에 앞서 지역문화를 선도해간다는 언론사나 기관들은 지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지난 호부터 시작된 소비자 문제에 대한 꼭지에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셨다. 새로운 시민운동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소비자운동이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의미 있는 기획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건강교실 또한 은근한 화제가 되어가고 있다. 꼭지가 들쑥날쑥하고 전체적으로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전해온 독자도 있었다. 모두가 소중한 지적들이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나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고견이 더 필요하다. 지역문화를 각론으로 정리한 12월 송년호의 특집을 지역문화에 대한 애정의 바탕위에서 주목해 보시기 바란다. 문화저널이 정한 지역문화 10대 이벤트에 대해서도 토론의 여지가 있다고 느껴진다. 창간 7년 만에 컬러 광고가 선보인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시와 시인에 대한 좀더 친절한 편집을 광주에서 보는『문화저널』은 또 다른 재미와 관심이 쏠린다. 지역문화에 대한 연속적이고도 차분한 지적 및 지향점 찾기의 노력은 광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맛을 가진 지역 문화정보지로서의 매력이다. 한달이 시작되고 여러 공과금과 우편물이 배달되고 그중에서 『문화저널』이 배달되는 날은 내가 전북에 살고 있는 일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다. 맨 먼저 펼쳐보는 것은 그달의 시(時)다. 편집진들이 어떻게 고려하여 시를 수록하고 청탁하는지는 모르지만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문인들의 최근 동향과 작품세계를 알 수 있어 좋다. 그러나 한 가지 이번 11월호에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시인에 대한 좀 더 자세하고 성의 있는 소개를 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문인들에게 할애된 단 한 페이지에 달하는 작품 속에 최소한의 작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시는 편집의 묘미로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이번의 김남곤의 시는 문단배열을 오른쪽으로 함으로서 읽는데 생소하고 불편함을 느꼈다. 편집을 통해 시의 가치를 돋보이려다 손해 본 느낌이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문화저널』을 매달 초에 받아볼 수 있었으면 한다. 거의 매번 10일경에 받아봄으로써 『문화저널』에 참여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제대로 내가 이 책을 소화하기 전에 시간이 가서 꼭 기회를 잃는 일이 흔하다. 편집과 기타 여러 가지 작업의 어려움을 독자 스스로 감안해야 한다면 달리 드릴 말은 없지만 독자로서 받아보는 『문화저널』에 대한 기대를 제때에 소유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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