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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3 | 연재 [티비 토피아]
슈퍼맨 콤플렉스가 만들어낸 구멍캐릭터 전성시대
박창우 대중문화 블로거(2014-03-03 18:35:44)

슈퍼맨 콤플렉스 말이 있다. ‘슈퍼맨처럼 뭐든 척척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안은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학교성적은 기본이고, 어학연수에 봉사활동, 그리고 인턴 경험까지 고루 풍부해야 하는 이른바고스펙사회에 어울리는 말이 아닐 없다. 생긴 얼굴은 기본이요, 성격과 경제력까지 갖춘엄친아 주목을 받는 현상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한가지만 해서는 부족하다. 잘해야 하고 튀어야 한다. 모든 면에서. 

그런데 TV 켜면, 반대의 세상이 그려진다. ‘엄친아 아니어도, ‘고스펙 아니어도 누구나 프로그램 에이스 있다. 심지어 약간 능력이 부족하거나 허술한 면을 보일 오히려 빛이 나는 경우도 있다. 캐릭터가 경쟁력인 TV속에서 그들은허당캐릭터’,’ 구멍캐릭터라는 본인만의 생존전략을 마련해 나간다.   

짐꾼으로 나섰지만 오히려 되어버린 tvN <꽃보다 누나> 이승기, ‘구멍병사라는 별명에서 드러나듯 부족함 덩어리였던 MBC <진짜 사나이> 해밍턴, 그리고 최근 허당 캐릭터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KBS 2TV <12> 김주혁과 MBC <사남일녀> 김민종까지. 전문 예능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어떻게 특별한 존재감을 선보일 있었던 것일까? 답은 바로 이들이 무언가를척척해내기보다는 어딘지 조금은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매번 실수를 연발하는 프로그램 속에서구멍캐릭터 담당했다는데서 찾을 있다.

 

평균이하캐릭터부터구멍병사까지

 

예능프로그램에서부족한 캐릭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바로 MBC <무한도전>부터라고 있다. 무려 8 MBC <무한도전> 모든 멤버가평균이하캐릭터를 앞세우며, 시청자와의 정서적 교감에 주력했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무모한 도전을 일삼는 이들에게서 시청자들은 스타의 화려함 대신 우리와 다를 없는 친밀감을 느꼈고, 이는 <무한도전> 장수 프로그램으로 사랑받는 비결이 되었다.

 물론, 반듯한 이미지의 배우가 나와 허당기 넘치는 모습을 연출한다거나 신비스런 분위기의 여배우가 망가지는 모습 등은 <무한도전> 훨씬 이전부터 이어져오던 하나의 방송전략이었다. 권위의 해체, 이미지의 전복은 어찌되었든코미디라는 장르의 기본적인 문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능프로그램이스토리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결국은 잠깐의 코미디 보다는 언제든 변형, 변주가 가능한 캐릭터 중요성이 날로 커져갔다. <무한도전>평균이하 캐릭터 점에서 주요했다고 있으며, <12> 대표 캐릭터인허당 이승기은초딩 은지원역시 넓은 의미에서구멍 캐릭터 분류할 있다.

 최근에 와서는 MBC <진짜사나이> 구멍병사처럼 대놓고구멍이라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청자가 해밍턴이나 손진영을 민폐나 끼치는 필요 없는 멤버라고 손가락질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허둥대는 상황이나 적응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프로그램전반을 지탱하는 하나의 웃음코드로 작용한다. ‘군대 무식자라는 캐릭터를 완성하며, 1 만에 시청자를 사로잡은 헨리를 보면,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부족한 캐릭터 내세우는지 이해할 있다. 그들은 한마디, 행동 하나만으로 프로그램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수시로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방송분량을 책임진다. 이미 존재 자체가 하나의스토리 되는 것이다. 

 

실수 노력하는성장이야말로 진짜 인기 비결

 

하지만 오해는 하지 말자.  요즘 시청자가 어떤 시청자인데, 그저 부족하거나 실수만 연발한다고 해서 환호를 보내겠는가. ‘구멍 캐릭터 뜬다고 해서 괜히 방송에 출연하며 민페를 끼치는 전략을 취했다가는 상상할 없을 만큼의댓글 테러 직면하게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캐릭터에겐부족함 뛰어 넘으려는 노력과 , 그리고 어느새 달라진 변화와 성장이 동반된다는 점이다. ‘평균이하캐릭터를 내세우며 무모한 도전을 일삼았던 무도 멤버들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였던땀의 가치였다. 구멍병사 샘이 때때로 에이스의 면모를 보이고, 허당기 넘치는 김주혁이 뜨거운 눈물로 감동을 선사할 , 프로그램의 맛은 더욱 깊어진다. ‘짐꾼으로 나섰다가으로 전락했지만,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발로 뛰는 이승기의 성장이 있었기에 <꽃보다 누나>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있었고 말이다.

 어쩌면 그것은 완벽함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뭐든 잘해야 된다 강박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의 심리적 탈출구가 아닐까 싶다. 세상은엄친아(뭐든 잘하는 엄마 친구 아들)’ 원하지만 그럴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오늘도  TV 허당캐릭터에 묘한 매력과 공감을 느끼는 말이다. 시청자는 비록 느리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예능 부족한 캐릭터 동질감을 느끼고, 이들의 행동 하나에 울고 웃는 것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슈퍼맨 아닐지언정, 그래도 조금은 노력하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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