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11 | [건강보감]
도인은 발끝으로 숨을 쉰다
폐질환에 대하여
글/정영원 완산구 보건소장
(2004-02-03 11:59:53)
사람들은 먹을 것 때문에 걱정하지 숨쉬는 것 때문에 걱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한 달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단 30분만이라도 숨을 쉬지 않으면 죽는다. 빨리 죽는다는 것도 그렇지만 숨 못 쉬는 고통은 더 말할 나위 없이 매우 괴롭다. 아마 대부분의 우리는 이러한 고통의 일부를 힘겨운 달리기나 등산 등을 통해 경험했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고통의 일부를 힘겨운 달리기나 등산 등을 통해 경험했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고통을 주고 질병을 앓고 있는데, 바로 천식이 그 대표적인 예이며, 이밖에도 폐결핵, 기관지확장증, 기관지염, 폐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어지는 질병들이 있는데 이들은 단독으로 혹은 같이 합병되어 발생하기도 한다. 여러 가지가 혼합되어 주로 호흡장애를 가져오는 경우엔 폐쇄성 질환이라고도 한다. 가끔 환자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이러한 질환을 명백하게 구분지어 주길 바라거나, 그 하나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반드시 이러한 구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보통 우리에겐 이러한 구분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만 치료하는 의사에겐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겠지만.
이러한 호흡을 담당하고 있는 장기를 폐 혹은 허파라고 하는데 이것은 마치 입술점막과 같은 막으로 이루어진, 주둥이가 긴 호리병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호리병 모양의 주둥이가 기관지이고, 그리고 둥글고 큰 용기부분을 허파꽈리라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주둥이와 같은 긴 기관지를 통해 공기가 큰 용기 부분에 이르러 우리혈액의 이산화탄소를 없애주고 산소를 공급해줄 때 그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즉 폐의 중요한 역할은 우리에게 필요한 산소를 공기로부터 얻어내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공기를 들이마셔도 그 공기 속에 산소가 아무리 많아도 용기 부분에 도달해서 산소를 흡수하지 못하면 숨쉬는 효과는 적어지며, 이것이 심하면 숨이 가빠지고 괴로워지고, 지나치게 심해지면 숨이 차서 죽게 된다. 이렇듯 폐의 질환은 기관지를 좁게 하여 공기의 통과를 방해하는 질환으로 천식(이 경우에는 기관지가 탄력을 유지하고 있어 약물 등에 의해 쉽게 그 공기 통로가 키워질 수 있다.) 기관지확장증(엑스레이 촬영과 가래 검사로 쉽게 찾아 낼 수 있는 질병이며 이러한 검사를 보건소에서 무료로 해주고 있고, 결핵이 발견되면 치료 역시 보건소에서 무료로 치료해주는데 거의 대부분 완치된다(, 폐렴(어린 아이들과 노인들에게 많은 질병으로 갑작스런 고열과 기침 등이 특징이나 대체적으로 치료가 잘된다)등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눈에 띄는 질병은 그리 흔하지 않다. 오히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공기 중의 산소부족이나 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폐의 기능감소로 호흡곤란, 무기력 등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고통은 아닐지라도 상쾌한 기분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질병들의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의사에게 맡겨야 할 것이나, 의사만의 치료는 결코 완전한 치료가 될 수 없고 다만 도움이 될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비록 약물이나 어떤 다른 방법의 치료는 단지 질병의 원인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그 치료만으로는 원인조차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며, 아픈 부분이 재생되거나 원래의 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 신체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단지 결핵만을 앓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결핵균을 죽이는 약으로 완치가 되지만,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환자가 결핵균에 감염되면 아무리 약을 강하게 많이 투여해도 결국 결핵균에 의해 사망하게 된다. 또한 망가진 폐는 어떤 약으로도 재생되지 않으며, 오직 자신의 재생력에 의해 즉, 자신의 능력에 의해 재생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는 의사에게 맡기고 스스로는 신체의 능력 즉 완전한 치료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 이러한 일에 소홀하다. 말하자면 자동차 매연이 가득한 도로에서, 만원 버스 속에서, 밀폐된 지하에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에서 우리들의 몸은 시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분명한 것은 연통이 시커먼 그을림으로 막히게 되어 불이 꺼지듯, 담배를 피우는 사람 역시 기관지가 시커멓게 막혀가고 있어 그 생명의 불꽃 역시 시들어가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숨쉬는데 힘들지 않으니, 저절로 쉬어지고 있으니 그저 그렇게 숨쉬며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옛말에, 보통사람은 코끝으로 숨을 쉬고 도인은 발끝으로 숨을 쉰다고 했는데, 이는 분명 숨쉬는 데에도 사람마다 잘하고 못하는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긴장을 하거나, 걱정을 하거나, 게으름으로 이부자리 위를 뒹굴 때 우리는 코끝으로 숨을 쉬지만, 글을 소리 내어 읽을 때, 달리기 등과 같은 운동을 할 때, 즐겁게 노래를 부를 대 우리는 자연스럽게 발끝으로 숨을 쉬게 된다. 그리고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숨쉬는 것을 모두 걱정하고 있지 않을 만큼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공기를 주고 있다. 시들어 가는 우리에게 생기를 주고 있는데 이들이 바로 우리의 능력을 키우는 활력소이다.
이러한 활력소를 바탕으로 시원하게 부르는 시조창 한 수는 우리의 능력을 신선의 경지로 이끌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