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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10 | [문화저널]
우리나라의 하나밖에 없는 타현악기 양금
글/유현정 도립국악단 단원 (2004-02-03 11:45:51)
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는 대중적인 국악기는 얼마나 될까. 아마도 가야금, 대금, 장고 정도가 아닐까 싶다. 또 악기에 대하여 안다 하더라도 악기를 직접 접하여 보았거나 형태나마 알고 있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다행히 요즘 중.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는 아쉬운 대로 국악에 관하여(삼분의 일가량) 수록되어 있으며 그 중에는 악기의 종류에 따라 악기의 형태(사진이나 그림)와 악기의 특징 등이 간략하게나마 설명되어 있어 저금은 알 것으로 본다. 가야금, 대금, 장고 외에 거문고, 아쟁, 해금, 피리, 당적, 단소, 북, 징 등의 악기들을 실제 접하여 알기보다는 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정에서 교과서를 통하여 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나마 교과서를 통하여 접하게 되는 국악도 그 동안은 삶이 여유롭지 못하여, 국악에 대한 인식의 차이로 인하여 국악에 대하여 생각해 볼 여유도, 인식할 사이도 없이 지나온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 와서야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안정이 되면서 우리 것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전개되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각 국악 단체들과 개개인의 국악인들은 대중매체 등을 통해 활발한 홍보와 연주활동으로 대중과 국악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중들은 국악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국악에 대한 호응도도 놓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악인구도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는 우리의 생활 속으로 국악이 파고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그러나 쉬우면서 어려운 것이 국악이다. 한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국악을 조금만 배워도 몸으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데 처음 접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 우리는 보통 쉽게 국악을 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단소를 권하고 있다. 단소는 청이 높고 맑고 깨끗한 소리가 특징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단소 외에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로는 양금을 꼽을 수 있겠다. 특히 마음을 차분하게 안정되게 할 필요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양금에 대하여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양금(洋琴)은 그 이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서양에서 들어온 악기이다. 원래 회교음악(匯敎音樂)에 쓰인 악기로 유럽에서는 덜시머(Dulcimer), 쳄발로(Cembalo), 팀파논(Tympanon)등으로 불리던 악기다. 이 악기는 유럽에 걸쳐 중국 청나라를 통해 영조 초 전후에 우리나라로 수입되었다. 중국에서는 이 악기를 천금(天琴), 번금(番琴) 또는 서양금(西洋琴)이라고도 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구라파에서 들어온 철사(鐵絲)를 얹은 금(琴)이라 하여 그라철사금(歐邏鐵絲琴)이라고도 하고 서양금(西洋琴)이라고도 했으나 후에 양금으로 부르게 되었다. 양금은 1828년부터 1902년까지 궁중의 진연에 계속 사용되었는데, 궁중의 진연에 사용되기 사용되기까지는 약 60년이 걸렸다. 이와 같이 양금은 영조때 수입되어 오랫동안 일반화가 어려웠으나, 현재는 영산회상(靈山晦相)등의 관현합주(管絃合奏)와 단소와의 병주, 가곡반주(歌曲伴奏)등 비교적 많이 편성되고 애용되는 악기에 든다. 양금은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부정사각형의 오동나무 판면(板面)에 두개의 괘를 세우고 그 위에 주석과 철의 합금으로 만든 줄 네 줄을 한 벌로 하여 열 네 벌을 얹어 만든다. 양금의 조율(調律)방법은 피아노 조율하듯이 곡철(曲鐵)로써 오른편에 박힌 줄감기 못을 돌려 가면서 오십육선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까다로운 편이다. 먼저 오른편 제 5현을 목선에 맞추고 중앙의 제 5현을 오른편 제 5현보다 한 옥타브 높은 목선으로 조율하면, 왼편 제5현은 자동적으로 이보다 5도 높은 汰 (f)가 나게 마련이다. 이와 같이 자동적으로 조율되는 새로운 음을 중심으로 그 다음 줄을 조율해 나가면 된다. 양금은 금속성의 맑고 깨끗한 음색을 가졌으며 우리나라 유일의 타현(打玹)악기로 다른 현악기들은 술대를 사용하는 거문고를 제외하곤 모두 손가락을 퉁기거나 뜯어서 소리를 내는데 오직 양금만이 철현을 대로 만든 채로 쳐서 연주한다. 채에 있어서 서양에서는 쌍채를 썼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음악이 완만하고 또 화음을 쓰지 않기 때문에 외채만 쓰게 되었으나 현대에는 음악이 좀더 복잡해짐에 따라, 또 곡에 따라 쌍채를 사용하기도 한다. 연주방법은 양금채를 모지와 식지, 장지로서 가볍게 쥐고, 채 끝으로 소정의 줄을 강약에 따라 야무지게 치도, 그 채 끝이 즉시 줄에서 떨어지도록 민첩해야 한다. 그러나 빗줄을 치지 않고, 빠른 곡조나 장식음을 분명하게 연주하는 데는 상당한 훈련이 있어야 한다. 채질의 기법(技法)으로는 양금을 한줄 한줄 쳐 나가며 채를 굴려 트레몰로의 효과를 내기도 하나 그렇게 까다로운 점은 없다. 그리고 양 금가락은 가야금의 가락을 거의 그대로 옮겨 연주하기 때문에 가야금을 배운 사람이면 양금 연주는 그리 어렵지 않다. 양금 연주시 바른 자세는 왼 손을 온 편 무릎 위에 올려놓고, 오른손에 채를 들고 정좌(正坐)하여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렇듯 양금은 다른 악기에 비해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단점이라면 조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네 줄을 한 벌로 한 오십육선을 모두 조율해야 하며 한 벌인 네 줄은 똑 같은 음으로 정확하게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산란한 사람은 음을 정확하게 조율하기 어렵다. 정적이고 안정된 사람들에게 적격인 악기라고 할 수 있겠으나 동적이고 불안정하며 산란한 상황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연주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불안정한 생활 태도를 바꾸고자 할 때에도 양금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양금을 연주하므로서 현대 사회에서 지친 몸과 마음에 안정과 휴식을 제공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양금을 가까이 쉽게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으며 특히 여성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악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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