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8 | [시]
청학동은 없다
임동학
(2004-02-03 10:31:37)
어쩌면 하나쯤 숨겨놓고 싶었던
영원한 비밀 같던 지리산 청학동 사람들이
마을앞까지 뚫린 이차선 고속도로를
타고 밀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어디론가 집단이주해 갔다는 소문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들의 행방을 모르는데
단지 야쿠르트 아줌마 한 사람만이
그곳을 알고 있다는 얘기가 떠돈다
그러나 이건 사실이 아니다
그런데도 모두들 농담일줄 눈치 못채고
한결같이 고갤 끄덕이며 내뱉는 소리:
‘정말 그럴만도 해. 오죽 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