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풍남제 대한 말들이 많다.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그 성격이 조금 다르다.
아직 발표가 난 것은 아니지만, 풍남제가 봄 ‘단오제’와 가을 ‘음식축제’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미 예산안까지 통과된 상태다. 정체성 문제를 비롯해 개최 시기나 장소, 프로그램 등등 그동안 풍남제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실제로, 이런 논란에 맞춰 풍남제는 개최 시기와 장소를 변경하고, 난장을 열었다가 다시 폐지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하지만, 이번 변화는 다르다. 변화의 중심에 전주시가 있다. 문제는 전주시가 풍남제를 대대적으로 조정하면서도, 이미 예산안이 통과된 이 시점까지 변변한 공론의 장 한번 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확히 밝혀져야 할 것들이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풍남제의 변화 방향에 대한 추측만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예총이 봄에 치러질 풍남제의 예산을 지원받아 ‘단오예술제’를 치르게 될 계획이라는 등 자칫 문화예술계간의 갈등으로 번질 소지도 다분히 안고 있다.
지난 1월 17일 최명희 문학관에서 열린 ‘풍남제, 어떻게 변화하는가?’의 참석자들은 성급하게 치러지는 음식축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 하는 등 풍남제의 변화 가능성을 점검하면서도, 무엇보다 풍남제의 중심에는 시민들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시민들에게 풍남제는, 때가 되면 나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놀고 하는 마치 ‘명절’과 같은 것이라는 말이었다. 한 참석자는 현재 전주시의 행동은 ‘며느리가 명절 음식을 잘 하지 못하니까, 아예 명절을 없애버리자’는 것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풍남제의 주인은 예산을 대는 곳이 아니다. 그것은 지난 반세기동안 그것을 즐기고 가꾸어온 시민들의 것이다. 당연히 풍남제의 변화도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 시민들의 손으로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이날 포럼의 결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