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발상의 전환이 시급한 이유
글_형성은

재래시장의 정의와 개념에 대한 규정은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전통시장을 지칭한다. 오랫동안 서민들의 소비경제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재래시장은 도시와 농촌의 제품 및 정보교환 장소이자 중소유통업과 영세상인들의 생계수단보호를 위한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재래시장은 시설의 노후화와 낙후성 그리고 이용의 불편함 등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서민층의 생계수단 보호와 기계화 되어가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옛 문화를 간직한 재래시장을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현대화 정책을 진행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시행된 정책들은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하여 2006년에서 2009년까지 3년간 4천600억의 정부예산과 지자체 지원액 및 상인자체자본을 포함하여 총 8천100억원의 예산 투입을 결정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재래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재래시장이 1,608개(전체시장 2,242개의 71.7%)로 점포 22만개, 종사자 28만 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재래시장의 매출액은 지난 5년간 연평균 8%씩 감소(98년 20.6조원, 03년 13.5조원 34%감소)하고 있고, 현재 빈 점포가 3만9천여 개에 이른다. 그와 반대로 대형할인점 및 백화점의 매출액은 (99년 20.8조원에서 03년 36.8조원) 76.9%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재래시장 상권이 위축되고 있는 현상은 문명의 발달로 도시의 경제적 기능이 비대해지고 생활의 편리성과 쾌적성을 추구하는 소비형태의 변화와 신종소매업(백화점, 대중양판점, 가격할인점, 편의점)의 출현으로 집약된다. 또한 다목적 기능을 수용할 수 없는 협소한 공간, 위생문제와 행상 노점상의 공공도로 침범으로 인한 이용자의 불편, 임의적 측면에서의 접근성 불량 및 상징적 이미지의 부족, 마지막으로 시설의 낙후와 편의시설의 부족(주차장 58.1%, 화장실 6.9%, 고객시설 28.6%)으로 재래시장 고유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것이 그 원인이다. 따라서 이러한 재래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서 소비자의 이용을 증대시키고 대형마트의 증가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재래시장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재래시장의 문제점

재래시장 대부분의 점포는 임대 또는 분양의 형태로 자본규모가 영세하고 경영합리화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한 전근대적 운영방식, 표준가격 표시가 없는 일관되지 않은 가격정책에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있으며 건물 노후화로 인한 안전문제와 도시 미관상 문제 그리고 주차장,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의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제시되고 있다.

재래시장은 현대의 급변하는 유통환경 변화에 적응력이 떨어지고 시장 점포당 매출액이 백화점 및 대형매장의 1/12-1/46에 불과하며 상품디스플레이, 기획능력, 경영, 마케팅, 판촉기능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재래시장 개선사업의 문제점은 시장 전체에 대한 환경개선사업이 주로 건물 리모델링, 부설주차장, 엘리베이터 설치 등으로 개인이나 법인의 재산 가치 증대수단으로 이용되어 정작 사업의 혜택이 재래시장 영세상인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재래시장의 공사를 담당하는 시공업체가 대부분 하청을 주는 경우가 많고 하청을 줄때 공사비가 상당부분 삭감되어 부실공사의 가능성이 높다. 시공업체의 선정과정에서도 공개경쟁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함으로써 투명성이 부족하다. 이러한 원인은 재래시장 대부분이 토지 소유자, 점포주, 입점상인, 노점상인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로 연결되어 있어 의사결정의 통일성에 어려움이 많고 재개발, 재건축 등에 있어서 사업자금 조달 또한 어렵다. 그러므로 재래시장 활성화에 있어서 관이 주도하고 민이 적극 협조하는 관민 성공모델 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정부의 재래시장활성화 정책은 단순히 노후시설을 개선 대책으로 예산만 낭비할 뿐이며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하여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2006. 10. 19).


재래시장 활성화의 성공사례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면 쇼핑의 천국인 홍콩의 재래시장은 식품 구입 시 일반 슈퍼마켓 보다 재래시장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는 식품의 신선함과 저렴한 가격,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세계적인 재래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 남쪽에 위치한 120년 역사의 알스미어 꽃시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래시장이다. 이 꽃시장은 전자경매를 실시하고 이곳에서 경매된 꽃은 약 90%가 수출되고 있으며, 하루 8,000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어 관광 상품의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년 매출액 2조원)

일본 동경의 재래시장 상점가연합회는 지역주민과 행정, 비영리단체가 활성화 네트워크 구축하여 다양한 이벤트와 상점가 전시회를 개최하여 소비자와 상인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하여 자사제품에 대한 소비자 평가를 파악하거나 타사제품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한 유통망을 구축하였다.

서울의 동대문시장은 패션전문 매장으로서 다른 재래시장과 차별화를 두었으며 패션전문 매장으로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하여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정선 5일장은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전통적 이미지를 가진 재래시장으로서 다른 시장과 차이점이 있다.


재래시장에 대한 일반의식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대형마트와 같은 시설의 현대화 보다 ‘재래시장’만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시급하다. 재래시장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과 생각에 대한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재래시장의 이용 빈도는 가끔 이용하거나 거의 이용하지 않는 반면 대형마트의 이용은 응답자의 50%이상이 자주이용 한다고 답하였다. 그리고 재래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의견은 반드시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응답자가 43%, 활성화의 필요하지만 시장원리에 맡겨 놓아야 한다가 23%, 7%가 경쟁력이 떨어지면 굳이 필요 없다고 응답하였다.

대형마트의 이용이유는 응답자의 40%가 특산물이 많기 때문이라고 답하였고, 23%가 상품 종류의 다양함 그리고 23%가 쇼핑하기 편리해서라고 답하였다.

대형마트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곳으로는 재래시장 47%, 동네슈퍼 33%, 일반슈퍼17%로 재래시장이 대형마트로 인해 피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재래시장의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이라고 답하였다. 즉 대형마트보다 재래시장의 이용률이 저조하지만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상품을 재래시장의 장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재래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생각은 소비자 대부분이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정부와 시장상인들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재래시장의 존속은 보장할 수 없다.

일반인의 재래시장에 대한 의식과 이미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의 사진샘플을  통한 SD(semantic differential method)법의 분석결과를 보면 대형마트의 경우는 매장 이용의 편리성과 깨끗하고 쾌적한 분위기가 현대인의 취향에 맞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매장의 청결과 신뢰감이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를 찾게 되는 이유로 나타났고, 재래시장은 계절에 따라 다양하고 신선한 먹거리와 물건 그리고 시장안의 천막, 실외 길거리 좌판대 등 개성적인 요소들이 이용자들에게 퇴보적인 이미지보다 순수하고 시장만이 가질 수 있는 이미지로 일반인들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재래시장만의 활기차고 활동적인 분위기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평가되었다. 따라서 재래시장은 활성화에 있어서 시장자체의 현대화 작업 보다는 대형마트와 차별되는 ‘재래시장만의’ 긍정적인 요소들을 중심으로 활성화 방향을 찾아야 한다.

내용을 요약하면 현재까지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은 시장의 시설물에 대한 정비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재래시장은 순수하고 활동적인 이미지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싱싱한 상품과 다양한 볼거리들이 제공되는 것이 재래시장만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향은 시장이 가지고 있는 흥미성과 순수성 그리고 활동성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방법과 정책으로 시장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이미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으며 지역과 문화에 맞는 특화된 시장 개발이 재래시장의 활성화에 있어서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