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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 | [지역통신]
장수를 찾은 상명대학교 한국화과 학생들
(2014-02-14 16:16:40)

 

고태봉 | 장수문화원 사무국장

장수를 찾은 상명대학교 한국화과 학생들
"그들이 장수에서 찾아간 것은"

장수에는 호남정맥의 선두봉인 장안산(1237m)을 비롯하여 해발 1,000m 가 넘는 산이 부지기수다. 동부산악권이라 이야기 하지만 그것은 전라도의 입장에서의 이야기고 내륙적인 입장에서 살피면 남부지방의 산악권역 중심에 있다.
지금도 장수에는 내노라 할 공장도 없고 위락시설도 없으며 아직은 하늘 농사에 의지하는 편이다. 현재 살고 있는 인구는 대략 23,000명 정도이니 울릉군 빼고는 제일 작은 군이지 않은가 싶다.
근대 조선역사에서, 황희 정승도 그렇고 백장선생도 그렇고 다른 지역도 많지만 하필 장수에 유배를 보낸 것은 산골오지였기 때문일 것이다. ‘울고 왔다 울고 가는 곳이 장수이다.’ 울고 올 때는 산골오지라 가기 싫어서 울고 와서는 정에 흠뻑 빠져 울고 가는 곳이 장수라 하였다.
대도시가 대부분 해발100m 이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교통의 편리함과 길을 내기 편함 때문에 자연스럽게 발전한 것이라고 볼 때 장수는 예나 지금이나 오지이다. 하지만, 대도시가 산업으로 치닫고 물질의 노예가 되어가는 동안 사람들의 소리는 자연으로, 웰빙으로 찾아들고 있다. 물론, 기본적인 관리야 해야겠지만 장수 같은 오지는 차라리 도로나 산업을 멈추고 자연 그대로 남겨두었으면 한다. 다만, 오지라서 할 수 있는 장수만의 일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그 중의 하나가 문자예술을 각(刻)과 탁본으로 특성화한 예술촌의 사업이다.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화 전공의 학생들이 3시간이나 걸리는 이곳으로 찾아 온 이유는 한국에서 구경하기조차 힘들어 버린 우리문화 중, 서화재료학에 대한 공부를 하고자 함이었다. 예술인은 결국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철학을 벗어날 수 없다고 볼 때 자연을 벗 삼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그러나 먹고 사는 경제적인 이유나 사람, 자녀교육이라는 이유 등등 때문에 시골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비록 30여명에 불과한 인원일지는 모르나 그들이 익히고 간 감동은 컸다. 맑은 하늘과 쌀쌀한 겨울공기에 나무난로와 돌 판에 구워지는 삼겹살, 군고구마와 소주 한 잔은 자연의 맛을 한껏 뽐내는 분위기가 되었고 다음날 붓 만들기, 먹 만들기, 먹과 천연의 소재로 한지에 물들이기, 벼루제작강의 등은 한국의 그림을 공부하는 그들에게 한국의 멋을 제대로 뽐낼 수 있는 재료학적 가치인식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일행을 인솔하고 왔던 이세정 교수는 가기 전까지도 계속해서 감사하다는 표현을 한다. 그 모습에 더욱 감사한다.
그들이 떠나는 날 축복이라도 하듯이 함박눈이 내렸다. 한국화가 세계화(?)가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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