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 | [문화저널]
당신은 진정한 양심인 입니다
최형재/ 전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2004-01-28 11:32:38)
<아날로그편지쓰기>
당신은 진정한 양심인 입니다
글 최형재 전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핵폐기장 백지화, 핵 발전 추방 범 부안 군민 대책위 여러분 추운 날씨에 고생이 너무 많으십니다. 단식을 끝내신 문규현 신부님, 김인경 교무님은 복식을 하고 계시겠군요. 이강산 선생님두요. 고영조 대변인님, 이현민 실장님은 대화가 잘 안되는 정부관료들과 씨름하느라 얼마나 신경 쓰이는지요.
대책위 살림살이를 이끌어 가시는 김종성님, 김진원님, 조미옥님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부안 군민의 위대한 힘을 보여주신 부안군민 여러분, 줄기찬 요구에도 끄떡도 하지 않는 정부가 미우시죠?
뜨거운 여름날에 시작된 여러분의 주장이 해가 바뀌어 가는데도 관철되지 않는군요. 대책위 이름이 길어서 싸움도 길어지는 건가요? 부안 군민 여러분들이 목숨을 걸고 정부 에너지 정책전환과 잘못된 절차에 맞서 싸우는 동안 저는 필리핀에 연수를 떠나있던 관계로 함께 하지 못했던 것이 늘 마음에 걸리고 빚진 마음입니다.
지난번 집회에서 큰절을 올리며 이해를 바랬을 때 여러분은 큰 박수로 격려해 주었습니다
요즘 전국의 시민단체나 사회단체에서 유행하는 말이 "부안에서 배우자"라고 합니다.
조직적으로 끈기 있게 싸우는 모습이나 부안군민 누구나가 전문가가 되어 발 빠르게 대응하는 단결된 모습을 보며 부안에서 배우자는 유행어가 생긴 것이지요.
거기다가 환경단체 실무책임자로 중요한 시기에 자리를 비운 저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은 통큰 이해심도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한 여러분에게 정부는 폭력집단이라고 매도하고 있으니 얼마나 속이 상하셨습니까?
핵에너지정책 전환과 잘못된 절차를 고치라는데도 지역이기주의로 이해하는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또 얼마나 서운한 마음이 드셨습니까.
위도에 만드는데 왜 읍내에서 설치냐는 빈정거림을 들을 때나 돈을 준다고 하다가 안주니까 저런다는 소리에는 억울하기까지 하셨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뽑아준 군수이니 여러분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소리를 들을 때는 아마도 손가락을 자르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런 저런 소리에 연연하지 않고 정도를 걸어온 부안 군민여러분은 정말로 존경스러운 분들입니다.
이상야릇한 이유를 들어 이리 빼고 저리 빼는 정부나 부안군에서도 이제 주민투표법도 통과되어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진검승부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상대편이 워낙 편법과 속임수에 능수능란 하기 때문입니다.
노대통령은 주민 투표 3대 원칙을 주장하며 부안 군민들의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주민투표는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이 가급적 동시에 치를 수 있도록 검토한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했더니 부안 이외의 다른 지역이 유치신청을 할 때까지 기다려야하고 거기다가 유치 마감 일도 없으니 무한정 기다려라 하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정부가 직접 협상 대상자가 되는 것은 적절치 않으니 찬반양측이 협상의 당사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정부가 나서서 다 해놓고 이제는 당사자가 아니라니 도대체 산자부나 총리실은 정부가 아니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또 하나는 정치적 이유로 총선 전에 투표를 끝내야 한다는 요구가 있으나 이는 고려 기준이 아니라고 합니다. 아마도 정부가 주민은 죽어 나든 말든 편하게 할 수 있는 시기에 하겠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대통령이 정말로 말을 아꼈으면 좋겠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부는 권력과 정보 등 모든 것을 쥐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편법과 속임수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는 부안 군민들은 지금까지도 그랬듯이 정도를 걷는 것만이 진검승부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부안 군민에게는 너무나 큰짐입니다. 정도를 걷는다는 것은 희생을 전제하기 때문입니다.
계미년은 너무도 힘든 한해였습니다. 이제 갑신년에는 부안에서부터 여러분의 원칙이 잘못된 정부정책을 막아내고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리라 믿습니다.
날씨가 많이 춥고 조류독감이 전국을 휩쓸고 있습니다. 승리하시기 위해서도 건강하셔야 합니다. 부안에서 배우자는 모든 이들에게 승리의 소식을 전해 주십시오.
부안군민 여러분! 여러분은 양심 있는 사람들의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