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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 | [특집]
왜 ‘해설이 있는 판소리’인가
송민중 전북대 기계공학과 2(2003-12-29 16:51:29)
판소리는 흔히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이라고 알려져 있으면서도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장르이다. 더군다나 그 참 맛을 이해하기에도 쉽지 않은 우리 문화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번 학기에 한국 현대문학의 이해와 판소리의 이해라는 수업을 받게 되면서 나름대로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수업에서도 판소리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를 접할 수 있었지만 실제공연을 보고 난 후에는 이론과는 다른 그 이상의 뭉클함이 전해져 왔다. 이번 전주 전통문화 센터에서 11월 11일에 있었던 정민영 씨의 적벽가 연창 부분 역시도 나에게 그런 가슴 벅찬 앎의 기쁨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동편제 특유의 느낌이랄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서편제와는 다른 느낌들이 배어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지리산과 섬진강을 경계로 산간지방에서의 문화와 언어로 인한 그 특유의 투박함이 동편제의 특징을 잘 말해주고 있었고, 또한 성음 자체적으로도 남성적인 통성을 질러내는 성음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 한 장단에 한 마디를 하고 마치 끝을 맺는 것과 같은 느낌의 대마디, 대장단 형식 등도 돋보였다. 정민영 씨의 거침없는 표정들과 조조의 익살스런 부분들에서의 재담들은 판소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조차 흥미를 유발시켰으며 고수와 잘 어우러지는 추임새 역시 흥을 돋구는데 충분했다. 주변 사람들과 같이 서투르지만 추임새를 넣으면서 마치 내가 창자라도 된 듯 그 참 맛을 느낄 수 있었으며, 나와 창자가 일대일로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 같은 그런 느낌마저 들었다. 또한 무대 주변에 설치된 스크린의 적벽가 사설 부분과 짤막짤막하게 청중들의 이해를 높여준 판소리에 대한 해설은 왜 '해설이 있는 판소리' 인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전주는 소리문화의 고장이라고 하지만 정작 전주에 살면서도 그 소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사람임에도 판소리를 잘 모르는 사람 또한 얼마나 많을 것인가. '열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 고 했던가. 인터넷에서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다고 하나 이처럼 공연을 통해 직접 겪어 보는 것이 좀더 판소리에 대해 한 걸음 더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해설이 있는 판소리' 는 판소리의 구성요소인 사설과 소리, 너름새 및 추임새가 멋들어지게 어우러지는 소리의 장이 되어 나에게 판소리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이론적 지식을 뛰어 넘어 신선한 느낌을 선물해 주었다. 판소리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 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것에 다시금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좀더 관심 받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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