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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 | [문화가 정보]
가능성 있는 소리축제, 문제는 조직과 운영이다
김회경 기자(2003-12-29 16:21:35)
최근 강현욱 도지사가 '전주세계소리축제 전면 재검토'라는 의중을 드러내 초유의 위기를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가 평가보고회 형식을 확대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위상과 전망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현주소와 발전방향'을 주제로 한 공청회가 11월 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 중회의실에서 마련돼 문화예술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최동현 군산대 교수와 이정덕 전북대 교수가 각각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성과와 한계'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성격과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고, 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와 이정덕 전북대 교수, 곽병창 전주전통문화센터 관장, 송화섭 전북전통문화연구소장, 원도연 새전북신문 기획실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올해로 세 번째 행사를 치른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숱한 논란거리를 제공하며 끊임없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온 데 대한 원인이 다양하게 제기됐지만, 그동안 축제 평가에서 오간 내용들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또 각계각층의 다양한 여론을 묻기 위해서라도 도민들의 참여를 확대해야 했지만, '공청회'라는 형식을 무색케 할 만큼 한정된 장소와 참석자들만으로 채워져 아쉬움을 남겼다. 발제자와 토론자의 주장과 진단을 간추려 싣는다. 최동현 : 본격적인 축제가 3년밖에 되지 않은 지금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내세울 수 있는 성과라면 소리 축제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되었다는 것을 들 수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한계가 적지 않다. 안정적인 재정확보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소리축제의 예산은 전적으로 도 예산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소리축제조직위는 독립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계획도 도의회의 승인이 나서 예산이 확보될 때까지는 확정할 수 없다. 이인권 :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위상이 전국화와 세계화를 표방하면서도 그 축제를 조직해 가는 과정이나 인적자원은 매우 국지적이다. 축제를 표방하는 이상과 실행하는 현실의 간극이 크다. 또 지금까지 네 차례 축제를 하면서 세 번 운영 주체가 바뀌었다. 그러면서 한결같이 축제의 성과에 대한 평가가 소극적인 것은 운영 주체의 '균형적 감각'의 발휘가 부족했던 때문이다. 곽병창 : 모든 평가는 정확한 자료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4년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분석 자료가 있는가? 프로그램 변화과정, 관객수, 참여단체 및 개인의 리스트, 각계의 반응, 1기 감독팀과 2기 감독 팀의 컨셉비교, 조직의 구성 및 인력배치 방식의 변화과정 등 성과 및 득실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 조직의 문제는 민간위탁으로 풀자. 계약기간, 지원금, 부대조건 등을 명기해 공모하고, 제안서와 공개문답을 통한 냉정한 심사를 거쳐 위약시 패널티와 성공시 인센티브를 엄격히 적용하자. 이정덕 : 총감독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 내부적으로 연구위원회가 있을 수 있으나 일단 결정된 기획안을 책임지고 실행할 수 있도록 전권을 줘야 한다. 또 조직을 일원화시켜 모두 총감독의 휘하에 두고 파견 공무원은 전원 철수해야 한다. 도는 예산만 지원하고 조직위나 이사회에 인원을 파견하는 선에서 간섭을 그치고 실무부서에는 인원을 파견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총감독은 파트타임이 아닌 상근으로 돌리고 일의 집중도와 집행력을 키워야 한다. 송화섭 :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축제로 성공시키려면, 현재 독창판소리(판소리 다섯바탕)에 치중하는 공연보다는 전라도 소리를 아우르는 조화의 철학이 필요하다. 그리고 독창판소리와 합창판소리(민요 등)가 어우러지고, 입명창과 귀명창이 어우러지는 전라도 소리문화의 장이 되어야 한다. 원도연 : 소리축제는 우리가 가진 음악적 역량에 비해 처음부터 너무 크게 세팅되었다. 전 세계의 전통음악을 다 모아보겠다면 그릇은 얼마든지 커도 좋았다. 그러나 소리축제는 판소리에 대한 원죄적 부채의식을 갖고 출발했다. 판소리에 대한 과도한 의미부여가 소리축제의 성격을 애매하게 만들었다. 조직 문제에 있어서 우선 공무원들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소리축제의 가장 기본적인 방향은 자신들이 책임지고 정해야 한다. 공부를 하고 의견을 수렴해 이를 토대로 인선을 해야한다. 그 다음 전문가라고 인정되어 선택한 사람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 공무원들이 아웃소싱을 하려면 계약관계를 분명히 해야 갈등과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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