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7 | [문화저널]
환경을 생각한다
전북지역의 환경오염 실태와 해결방안
주용기 전북환경운동연합 간사(2003-09-24 09:51:11)
많은 사람들은 적은 노력으로 생활에 편리함을 얻는 것을 행복으로 생각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을 비롯한 단체, 그리고 국가까지 부의 축적과 경제성장에 몰두하고 있다. 짧은 순간의 편리와 행복을 위해 개조하고 변화시키고 있으나, 이는 우리에게 멀리 않아 생명의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정부가 대기업 중심의 경제개발정책을 실시하고 이에 편승한 기업들은 환경파괴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익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으며, 일부 국민들은 무분별한 소비를 비롯한 에너지 사용의 급증으로 환경파괴는 더욱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전북지역에도 다른 지역보다 낙후되어 있고 계속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실정에서 잘사는 전북, 돌아오는 전북을 만들겠다는 구호아래 지방 정부와 언론을 비롯한 기업인들은 이를 더욱 구체적으로 현실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계획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잘 산다는 의미가 무엇이냐는 의문은 그대로 두고라도 그 개발 이익을 지역주민과 도민에게 얼마나 돌아올 것인가와 개발에 의한 지역주민의 피해와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시대에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이 누려야 할 것이며, 한번 파괴된 자연은 복구하기도 힘들고 오랜 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과거 다른 지역에서 경제성장과 소비산업의 증가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로 인해 피해를 받았던 전철을 우리 전북에서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개발을 원하는 측은 결국 돈이 많은 부더덕한 부유층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들, 그리고 지방재정의 확보와 잘사는 전북을 만든다는 미명아래 저질러지는 대규모 선심성 정책을 펴는 관계공무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환경오염 배출시설에 대한 규제를 완화시켜 다른 지역에서 공해 다발업소로 지목된 기업들이 쉽게 들어오고 있으며, 더욱이 그 개발이익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진정으로 전북도민에 되돌아올 수 있을는지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우리 전북지역에서 벌어지는 몇몇 지역의 건설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이루어지는 개발 바람에 따른 환경파괴의 실상과 해결방안에 대해 몇 가지 사안별로 이야기해 보겠다.
먼저, 국제화, 개방화 시대에 대중국 무역 등 대외 수출산업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새만금 종합개발, 군장국가공단 조성사업과 국제 항만도시 건설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는 엄청난 지역의 갯벌을 매립하는 공사이기 때문에 양식장이 피해를 입어 지역주민의 삶을 파괴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해양생태계의 파괴로 인해 인간의 건강에 이로움을 주는 해양자원이 고갈되고 있으며, 해앙오염을 정화하는데 기여하는 대규모 갯벌이 사라지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에서 고군산 열도, 군산 앞바다까지 연결하는 33km의 방조제를 만드는 것이며, 이는 부산시 면적과 비슷한 1억 2천 만평으로써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면적을 육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군산 국가공단은 산업폐기물 처리장을 비롯한 6개 제지공장, 3개 주정공장, 동양화학 등 공해 업소가 들어서 있으며 50개 제지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군산 앞바다는 90년에 COD4.7ppm으로 마산 다음으로 오염되었으며 중금속, 납오염은 기준치의 20배가 되고 있다. 대기오염도 증가하여 요즈음 아황산가스 농도가 0.035ppm으로 혀용치인 0.03ppm보다 높게 측정되고 있으며 오존의 오염농도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 연안에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 해양오염을 증가시키고 오염된 대기가 직접 우리나라에 이동함으로써 더욱 대기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리와 전주를 비롯한 다른 전북지역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식수문제에 있어서 전주시가 하루에 필요한 물의 55%를 충남지역에서 사다 먹는데, 무분별한 공장유치로 인해 공업용수가 증가하여 식수난은 가중될 것이며 용담댐의 건설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사용한 물을 다시 정화하여 재사용하여야 할 것이며 정부는 깨끗한 많은 수량을 확보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선, 용담댐 건설을 하는데 있어 현재의 계획처럼 수력발전을 같이 하는 대규모 다목적 댐을 건설할 것이 아니라, 단지 식수로만 이용하고 위락시설과 가두리양식장 등을 설치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상수원 보호구역에 묵이는 지역이 작아져 피해 받는 주민이 적어질 것이고 피해보상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어느 정도 금강의 유량확보를 보장해줌으로써 금강의 오염도를 줄이고 충남지역과의 분쟁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역간의 분쟁과 함께 전남 광주시의 식수원인 주암댐처럼 오염될 것은 분명하다. 또한 전주시도 이제 대도시화 되면서 무분별한 도시 건설이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리 공동의 안식처인 산이 파헤쳐지고 거기에 대형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녹지 공간의 확보와 함께 건물의 층수를 낮게 제한하고 건물을 분산화시키고 어디에서나 쉽게 도심에 도달할 수 있는 교통체계의 정비가 필요하겠다. 그리고 전주천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되어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단지 오폐수 배출구로만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는 시민들의 무분별한 합성세제 사용과 가정하수의 증가도 원인이 있지만 정부의 하수처리에 대한 근본대책의 미흡과 기업들이 정화처리하지 않고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하루에 처리하는 능력은 10만 3천 톤인데, 그중 5만 톤 정도는 공업용수를 나머지는 생활용수를 처리하고 있다. 그런데 전주시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양이 18만톤이여서 약 13만 톤 정도가 처리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하수종말처리장에서는 전주시내 하수만을 처리하도록 하고 지금까지 특혜를 주고 있는 공단폐수는 자체 정화하여 재사용과 함께 방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관계공무원의 적극적인 해결노력과 이들의 처우개선 및 예산의 증가가 있어야 하겠다. 다시 말하면 아직도 처리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하는 공단폐수는 수질분석 결과, 용존산소량이 0.3으로 거의 무산소에 가깝고 BOD는 57.4ppm으로 측정되어 전주천 오염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정화처리하고 남은 슬러지는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어 용기에 넣어 완전히 밀봉한 다음 매립해야 하는데, 그래도 공터에 야적하고 있기 때문에 토양 속으로 흘러들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위험이 있다. 더욱이 악취가 나고 썩어가는 전주천에서 고기를 잡기위해 그물이 쳐져 있는데 과연 누가 먹을 것이고, 어떤 질병에나 걸리지 않을 런지 염려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전주천의 지류를 복개하고 고수부지를 만들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물의 자정정화 능력을 더욱 떨어뜨리게 하고 있어 전주천을 더욱 오염시키고 있다.
그리고 전주시 분뇨처리장은 시설이 낙후되고 처리용량도 부족하여 정상가동이 원활하지 않고 배출수의 부유물질과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에서 수질기준을 6배나 초과한 적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하수종말처리장과 연계하여 다시 재처리해야 하고 시설보완과 관계공무원의 근무조건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주시민이 버리는 쓰레기가 모이는 고사평 쓰레기매립장은 그 면적이 46.676m2이고 야적량이 5십만 톤이 이르고 있다. 그런데 차단막을 설치하지 않아 중금속 등 각종 오염물질이 그대로 전주천으로 유입되고 있어 전주천 오염의 요인이 되고 있으며 관리의 소홀로 지역주민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먼저 각종 제도를 보안하고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며, 그리고 기업이 쓰레기가 덜 나오는 제품을 생산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다시 가져가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며, 소비자는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제품은 사용하지 않고 사용하고 남은 쓰레기는 재활용할 수 있도록 분리수거를 해야 할 것이다.
육상의 국립공원 17개중 하나이고 전북지역의 원시림인 무주 덕유산 국립공원이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관의 지원과 쌍방울 개발(주)에 의해 무주리조트, 골프장이 들어서고 있다. 이 같은 무분별한 개발로 산림이 파괴되고 거기에서 생존하던 많은 생물들이 보금자리를 잃고 있다. 처음 건설당시 정치적, 경제적 의혹과 무주군 지역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된 무주리조트는 동계올림픽을 실시하기 위해 향적봉 정상 50m부근까지 약 213만평의 면적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어 엄청난 면적의 산림이 파괴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더욱이 환경영향평가를 조작하여 골프장까지 건설하려는 것은 자연을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데 만 관심 있는 그들의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 개발 이후 천연기념물 제 322호인 반딧불과 다슬기가 90년 초반 공사장의 흙탕물 사고 이후 사라지고 있으며 수많은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는 환경보전 지역과 개발가능 지역에 대한 계획 없이 개발에 끌려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환경전문가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은 경우가 부족하다. 따라서 우리는 가장 풍부한 식생이 서식하는 국립공원은 일종의 유전자 보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확한 연구에 따른 개발 계획이 나올 때까지 국립공원은 꼭 지켜야 할 것이다. 외국의 국립공원 관리실태를 보면 철저한 관리와 함께 위락시설을 지어놓고 사람들이 숙박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식물을 가까이 접하고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략적이나마 전북지역의 대표적인 환경파괴 실태와 해결방안에 대해 언급해 보았다. 앞에서 언급하였지만 진정 무엇이 개발이고 보존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하여 실시해야 할 것이며, 공개토론과 전문가들의 활발한 의견교환을 통해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지탱 가능한 개발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발의 이익이 지역주민에게 충분히 되돌아 갈 수 있도록 제도장치가 있어야 하겠다.
자연은 어느 개인이나 우리시대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모두가 같이 누려야 할 것이며 우리 후손에게 영원히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개발은 신중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한번 파괴된 자연은 회복하기가 힘들고 환경파괴로 인한 결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결과를 낳을 것이다. 우리가 영원한 생존을 원한다면 자연을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보존의 가치를 두어야 하겠다.